MB 이어 박근혜, 보수 결집 나선 국힘…'중도 포기' 우려 목소리

박근혜, 권영세 권성동에게 "책임 다해달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5.3.3/뉴스1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연달아 전직 대통령을 예방했다. 중도층 끌어안기보다는 보수층 결집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는 전날(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대구 달성군의 사저를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지도부에게 국론이 양극단으로 분열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을 끝까지 책임져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욱 수석 대변인은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그만큼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 달라는 말씀이 있으셨다"며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해 보수층 결집을 위한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각각 지난달 27일과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었다

국민의힘의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이 전 대통령을 일찌감치 예방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도부의 모습은 가시화된 조기대선에서 필승 과제로 꼽히는 중도층 끌어안기에는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이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박 전 대통령 예방이 중도층 표심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은 헌법의 원리와 가치를 지키는 데 충실하고자 한다"며 "그러한 입장에서 저희는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누구든 찾아뵐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극우 프레임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지 않다"며 "여론 지형에 대한 분석은 조기 대선 가능성과 연계된 것이기에 국민의힘은 그런 부분을 상당히 경계하며, 묵묵히 저희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은) 보수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기에 당장은 크게 문제가 돼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선거에 막 돌입했을 때는 중도로의 외연 확장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서는 개별 의원들의 발언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