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잠룡들, 속속 조기대선 출발선…'탄핵의강' 극복이 관건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5월 조기 대선 가시화…중도층 공략 과제
오세훈·안철수·유승민·한동훈 운신 폭 커…김문수·홍준표 답답

24일 헌법재판소 모습. 2025.2.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이 24일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5월 조기 대선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자 여권 잠룡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각자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차원에서는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하는 조기 대선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정치권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중요한 건 국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여든 야든 노력해야 한다는 과제"라고만 했다.

여권 고정 지지층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상황에서 여당이 공공연하게 조기 대선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당 내부 기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당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며 욕을 먹고 있지만 선뜻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지도부와 달리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여권 잠룡들은 조기 대선이 탄핵 인용 후 60일 내 열리는 단기 레이스인 점을 의식한 듯 목소리를 더 높이는 모습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늘 말하지만 정통 보수주의자"라며 "보수는 탐욕으로 망하고 진보는 위선으로 망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우클릭' 행보를 보이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전날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도 '조기 대선이 열려도 시장직을 유지해 달라'는 지지자 질의에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나타낸 상태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으로 잠행을 깬 데 이어 민주당을 향한 상속세 비판 등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여권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경쟁자로 떠오른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주요 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중이다.

아울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최종변론 하루 뒤인 26일 저서를 통해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관한 소회를 밝히며 활동 재개 신호탄을 쏴 올릴 예정이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시 잠룡들이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가 일차적인 잣대가 뵐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 대선이 펼쳐질 경우 결국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만큼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면 대선에서 승기를 잡기는 어려워지는 탓이다.

여권 잠룡 중 계엄 국면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을 표했던 오세훈·안철수·유승민·한동훈 등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홍준표와 김문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민주당이 끌고 가려는 '내란 찬성 세력 대 반대 세력' 구도에 끌려들어 갈 수 있다"고 했다.

한편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에 관한 입장 차이로 당이 분열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우리는 하나가 돼 가지고 우리가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