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토론' 성사될까…여야, 형식·참석자 두고 벌써 '으르렁'

국힘, 이재명 공개 토론 제안 하루 만에 "수용"
與 "일대일 무제한"…野 "정책위의장까지 '3대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발언을 서로 먼저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2024.12.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속세·근로소득세 등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공개 토론'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일대일 무제한 토론'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토론 주제와 방식 등을 두고 장외 신경전이 거칠어지면서 실제 성사까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전날(23일) 제안한 공개 토론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권 원내대표와 계속해서 토론을 요구하고 있는데, 일대일로 무제한 토론하는 것에 동의하고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형식은 자유고 주제도 자유"라며 "상속세법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 대해 끝장토론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역제안했다.

그러면서 "단 조건이 있다"며 "내란옹호당 등 급진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갖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제안했고 국민의힘에서 한다고 하는 것이니, 어떤 형식으로 할지는 실무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이 워낙 조건을 붙이고, 겉과 속의 말이 달라서, 진의를 봐야 할 것 같다.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닌가 싶다"고 받아쳤다.

이 대표도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가 토론에 나온다면 우리도 원내대표가 가야 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하라고 전해달라.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까지 포함해서 '3 대 3'으로 하자"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일대일·무제한 토론'을, 민주당은 '3 대 3 토론'을 주장하는 등 토론회 형식과 내용들에 이견이 있어 실제 개최될지는 안갯속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야는 세제 개편안을 두고 설전을 이어왔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권 원내대표를 향해 '수백억, 수천억 원 보유자가 서민? 극우 내란당이 또 거짓말'이라는 글을 올리고 "시가 60억 원 이상의 초부자들 상속세를 왜 10%포인트나 깎아주자는 것이냐"며 "60억 원 이상 수백억, 수천억 원 상속받는 분들이 서민 맞나"라고 공개 질의했다.

전날에는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뒤에서 거짓말하지 말고 정말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공개 토론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초부자 감세에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있다니, 초부자 감세할 여력 있으면 근로소득세가 억울하게 늘어난 것부터 정상화하자"고 했다.

이에 이종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야당 대표가 직접 여당 좌표 찍기에 나섰을 뿐 아니라 뻔뻔하기 그지없는 국민 기만까지 여념이 없다"며 "상속세 인하에 민주당 의원들까지 심정적으로 찬성할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는 지난해에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두고 맞붙은 적이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민생 토론'을 제안했고 임광현 민주당 의원이 "당장 하자"고 맞받아쳤으나 토론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