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고"…이재명, 한강 인용해 희망 제시

교섭단체 대표연설…"무력감에 잠시 흔들려도 역사는 전진할 것"
"2025년 우리 국민들이 우리의 미래를 구하고 마침내 증명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발언을 인용해 관심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고 군사 쿠데타의 아픈 기억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살린 것처럼 2025년의 우리 국민들이 우리의 미래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는 부분은 한 작가가 지난해 12월 7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스웨덴한림원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한 작가는 쉰이 넘어 발견한 8살 때의 시집을 시작으로 전업 작가로 들어선 후의 감정과 생각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또 회귀하고 다시 나아가는지 전세계 독자들에게 진솔하게 전했다.

한 작가는 "20대 중반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페이지에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고 적었다"며 "그러다 1980년 5월 당시 전남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됐던 박용준이 마지막 밤에 쓴 '하느님, 왜 제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라는 문장을 읽고 두 개의 질문이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작가는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한 작가의 이 발언을 인용한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희생당한 많은 영혼이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굴곡진 우리 역사가 그랬듯이 더디고 다 끝난 것처럼 보여도 무력감에 잠시 흔들려도 우리 역사는 전진해 왔고, 또 힘없이 전진해 갈 것"이라며 "오늘의 대한민국 국민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포하고 내란마저 극복한 대한국민임을 마침내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스웨덴 아카데미(스웨덴 한림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