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까지 체포됐는데"…국힘 내 '조기대선' 금기어 깨지나
윤 대통령 체포에 여당 내 '조기대선' 현실론 대두…"탄핵 심판 다음도 생각해야"
공수처 때리면서 계엄특검법 발의…보수·중도 잡을 투트랙 전략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여당 내에서 조기 대선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신속하게 진행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까지 발부되면 정치권은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에 대해선 특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윤 대통령 구속 수사와 내란죄 낙인찍기는 반대하는 양면 전술을 마련한 상태다. 정통 지지층과 중도층을 모두 겨냥한 포석으로 보인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조기대선을 언급하며 의원들에게 "전사가 되자"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올해) 대선이 있을 경우에 대선 기간에 들어가서 하는 건 효과가 없으니 대 민주, 대 이재명 비판의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취지이나, 이미 당내에서는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표면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으나 대선이 열릴 경우 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지 고민들은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간 여당 내에서 조기 대선은 금기어로 여겨져 왔다. 조기 대선을 언급하는 순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인용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간 데는 보수 유권자의 결집이 큰 힘이었다는 사실도 조기 대선을 입에 올리기 부담스러운 요인중 하나였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체포되면서 기류가 바뀌고 있다. 탄핵 심판 절차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 안팎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탄핵 심판과 별개로 그 다음 절차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것이 책임 정당으로서의 자세"라고 했다.
보수 유권자와 중도 유권자를 포섭할 당의 투트랙 전략도 가닥이 잡힌 상태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는 '불법'으로 규정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이 여전히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자극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반면 중도층을 향해선 계엄특검법 카드를 내밀었다. 여전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유권자가 있는 만큼, 여당이 스스로 진상 규명에 나선다는 인식을 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체포되기 전 여당 의원들을 만나 '정권 재창출'을 당부한 점을 두고서도 "여당에 출구를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여당이 서서히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계엄특검법 발의가 그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간 계엄에 대한 입장도 정하지 못했던 여당이 특검법을 발의했다는 것은 조금씩 현실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탄"이라며 "계엄과 윤 대통령을 분리한 데 성공한 만큼, 이제는 서서히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yu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