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유예안' 추경호는 몰랐다…여당내 '이견' 표출

추 "한 대표와 상의 한 적 없어"…친한계 중심 논의됐나
추 "의료개혁 흔들림 없어야" 대통령실 입장 '지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대표. 2024.8.2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의대 증원 유예안이 추경호 원내대표가 내용을 몰랐을 정도로 당내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표가 당내 공론이 아닌 일부의 의견을 대통령실에 제한한 것이 되기 때문에 당정갈등은 물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사이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한 대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 유예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전에 심도 있게 상의를 한 적은 없었다"며 "아마 한 대표께서 의료단체,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고 했다.

한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원내대표도 몰랐을 정도로 당 내부에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이다. 사실상 한 대표와 친한계를 중심으로 중재안이 논의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의료개혁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하고 정부의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당도 함께 할 생각"이라며 대통령실의 편에 섰다. 당내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인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와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 원내대표가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서 의대 증원 유에 이슈가 당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지는 수순"이라며 "내일(29일) 국민의힘 연찬회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미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핵심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의대 증원 문제에서 정부가 한발 물러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이미 당정 갈등으로 비화한 상황이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 관련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했다. 올해 모집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증원 결정은 유지하되, 이듬해에 모집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의 증원은 보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한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증원을 1년간 유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적기도 했다.

한 대표는 전날에도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지금의 상황에 대한 국민 걱정과 우려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발언하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료 개혁과 관련해서 대통령실의 입장은 일관된다. 변함없다"며 "한 대표의 의견과는 전혀 무관하게 항상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