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 없는 전현희…'터줏대감' 임종석 협조 받을 수 있을까
임, 성동서 대학부터 국회까지…홍익표·정원오 기반도
전, 양보 받아도 기존 지역 기반과 '화학적 결합' 숙제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중·성동갑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공천 배제하면서 그가 보유한 선거 조직의 향방이 주목받고 있다. 임 전 실장이 출마 강행 또는 백의종군 중 어느 쪽을 선택해도 그의 선거 조직이 이번 선거에서 큰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7일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임 전 실장이 출마를 준비하던 곳이다. 성동구에 위치한 한양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16대·17대 총선 당시 이 곳에서 연이어 당선됐으며 18대 총선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연고지인 중·성동갑 출마 외 다른 선택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총선 출마 및 탈당 여부 등을 심사숙고 중이다. 총선을 약 한 달 반 남겨둔 상황에서 출마지를 새로 옮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출마 강행을 선택할 수 있지만, 당의 결정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백의종군'할 경우 이 지역에 출마하는 전 전 위원장이 임 전 실장의 선거 조직을 물려받게 된다. 그의 선거 조직은 약 두 달 간 지역 활동을 이어오면서 모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기간 동안 선거를 치르려면 기존 조직의 인수인계가 필수다.
다만 물려받아도 지역 연고가 없는 만큼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경남 통영 출신인 전 전 위원장은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해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19대·20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해 당선과 낙선을 각각 경험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처음엔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임 전 실장의 조직 기반이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 강한 개인적 인연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점도 전 전 위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임 전 실장은 18대 총선 패배 이후 절친인 홍 원내대표에게 지역 내 조직을 넘겼고, 홍 원내대표는 이 곳에서 19~21대 내리 3선을 지낸 후 서울 서초을 출마를 선언하며 임 전 실장에게 지역 기반을 다시 넘겼다. 정 구청장은 임 전 실장이 국회의원이던 2000년부터 2008년까지 8년 동안 그를 직접 모신 보좌관 출신이다.
임 전 실장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전 전 위원장은 임 전 실장의 탄탄한 지역 기반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 또는 임 전 실장이 백의종군 한다면 전 전 위원장은 지역구 조직을 무탈히 넘겨받는 게 선거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국민의힘에 밀릴 수 있다.
실제로 이 지역은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패배한 '험지'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43.23%)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53.2%)에게 약 10%포인트(p) 차이로 졌고, 같은 해 서울시장 지방선거에선 송영길 민주당 후보(37.55%)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60.9%)에게 약 23%p 차이로 대패했다.
전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고 가정할 경우 지금의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도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17~19일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성동갑에서 임 전 실장이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지지율은 33%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30%)보다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 전 실장 측 캠프 관계자는 "중·성동갑은 기호만 보고 뽑는 곳이 아니라 명확하게 인물을 보고 투표하는 지역"이라며 "유권자와 당원들의 마음을 얻는 건 출마하는 분의 몫"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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