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태우, 날 죽이려 했는데 도와라?…양두구육에 두번 안 속는다"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이 수원지검에 출석한 2019년 2월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이 보수 단체 회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2019.2.12/뉴스1 ⓒ News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요구한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있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지원을 거절했다.

김태우 당후보에게 과거 배신당한 처절한 아픔이 있다며 "양두구육(羊頭狗肉·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것)하는 후보에게 다시는 속지 않겠다"며 친윤끼리 잘해보라고 각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날 윤상현 의원이 "2030세대에 호소력이 있는 이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당원이니까 당이 부르지 않아도 강서구청장 선거를 도와줘야 한다"고 청한 사실을 소개하면 윤 의원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김태우 후보에게 뒤통수를 맞은 경험이 있기에 두번 다시 당하지 않겠다며 윤 의원 요청을 사양했다.

그는 "김태우 후보가 많이 어려웠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2월 김 후보가 조사받기 위해 수원지검에 출석할 때 함께 동행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김태우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에도 유튜브 채널 '김태우TV'에서 몇 달간 이준석 죽이기 콘텐츠를 계속 내보냈고, 지금은 김태우TV에서 활동하던 자들이 새로 채널을 파서 '이준석 학력의혹'을 내보내며 끝없이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도와줬던 사람에게 뒤통수 맞는 것도, 양두구육하는 후보에게 속는 것도 각각 한번이면 족하다"며 "이번 선거는 철저하게 대통령을 중심으로, 대통령과 마음이 맞는 인사들로, 대통령에게 맹종하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치러라"고 여권 주류를 향해 불편한 마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양두구육'은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해 당원권 정지 1년 추가징계를 당하게 만든 단어다.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 유지 위반으로 지난해 7월 8일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던 이 전 대표는 징계 36일만인 8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대선 당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다(양두구육)",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이XX 저XX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국민의힘 윤리위는 "당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를 했다"며 10월 8일 당원권 정지 1년을 추가, 2024년 7월7일까지 이 전 대표 발을 묶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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