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1년…사법리스크에 '민생·대안정당' 묻혔다

77.77%로 취임 후 1년…협치·민생 모두 '사법리스크'에 막혀
9월 검찰 구속영장 예고에 '계파갈등·리더십 타격' 도돌이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8.2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77.77%라는 압도적인 전당대회 득표율로 대표에 취임했지만 지난 1년간의 성과는 어땠을까. '민생 대안정당'을 외쳤으나 대표의 고질적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29일 취임 일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영수회담을 공식 요청하며 '협치'를 앞세우는 동시에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협하는 퇴행과 독주에는 강력하게 맞서 싸우겠다며 '민생'을 강조했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부단히 달려왔지만, 어느 하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 제안으로 '협치·협력'을 강조함으로써 정부·여당의 '발목 잡는 야당' 프레임에 빠지지 않는 동시에 169석 거대 야당을 이끄는 직전 대선 경쟁자로서 윤 대통령과 정치적 체급을 맞추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에 응하지 않은 것에 더해, 민주당이 직회부한 법안 두 건이 모두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히자 민주당이 오히려 '입법 독주' 프레임에 갇힌 형국이 됐다.

윤 대통령이 집권 1년 만에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을 사용했는데도,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방송법도 '야당 강행처리→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본회의 재의결 부결→폐기' 의 같은 절차를 거치려 하면서 거대 야당의 '독주' 프레임이 씌워진 것.

이에 대해 민주당 색채가 짙은 국회 고위급 관계자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자주 써도 욕을 먹지만, 거부당할 것을 알고 법을 통과시키려는 민주당도 국민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협치와 함께 강조한 '민생 드라이브' 역시 힘을 받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유능한 대안정당'을 표방하며 '민생 경청투어'로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문제는 민생을 외치다가도 검찰 소환장이 날아들면 '사법리스크 정국'으로 휘말려 들어갔다는 점이다. 검찰 소환장이 날아들 때마다 계파갈등이 대두되면서 대표의 '리더십 위기'나 '사퇴설'이 꾸준히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4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조만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5번째 출석할 예정이다.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검찰이 9월 정기국회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만 하는 만큼 극심한 내부 갈등은 불가피하다. 가결·부결을 놓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셈법이 충돌해서다.

친명계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정당성이 생겨 구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우려한다. 비명계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방탄 정당 프레임을 깨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내홍에 휘말리는 자가당착 상황인 셈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코인 논란', '김은경 혁신위 논란' 등 거듭된 악재에 신속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중간중간 '리더십 타격'을 입어왔다. 이에 정부·여당발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 '호재'에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다.

실제 이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9월 둘째 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31%였던 당 지지율은, 약 1년 만인 지난 14∼16일 조사에서 23%로 떨어졌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일부 계파색이 옅은 의원부터 친명으로 분류되는 의원들까지, 12월 인근에 들어 선거관리위원회가 꾸려지게 되면 이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이 대표 측근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영장이 발부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플랜B'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이재명 없는 총선'은 안 된다는 당내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 때문에 이 위기 형국을 이 대표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