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왕국 없다' 연일 못 박아도…여당 내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김기현 이달 3번 '검사공천' 반박…"용산도 검사왕국 생각 없어"
"수십명 내리꽂진 않아도…'정권 수립' 검사 출신은 배제 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프랑스·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대규모 검사 공천설'에 대해 거듭 강하게 부정했지만, 당내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현직 검사 수십 명을 무리하게 공천하진 않더라도 전직 검찰 출신 인사들까지 포함하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40명 검사 공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1일 한국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용산(대통령실)도 검사 공천·왕국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명확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검사 공천은 없다'는 취지로 공식 일정에서 발언한 것은 이달 들어 세 번째로, 윤석열 대통령의 뜻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박해왔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 참석해 219명의 전국 당협위원장들 앞에서 "많은 사람이 검사 공천이 되지 않겠냐, 검사 왕국이 되지 않겠냐는 말을 하는 데 천만의 말씀이다.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장담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비전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도 "(검사 공천설은)근거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검사 공천, 검사 왕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는 터무니없는 억측일 뿐이다. 능력 있는 사람 시스템 공천에 의해 주민의 지지를 받는 그런 분들이 공천받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이자 총선 실무 맡게 될 이철규 사무총장도 지난 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검사 공천설에 대해 "그럴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가 검사 공천설에 재차 반박하고 나선 것은 검사공천설에 대한 소문들이 정가에서 가능성이 큰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 공천설은 검사 수십 명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거란 내용으로, 서울 한강 벨트와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최대 40~50명의 검사 출신 인사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텃밭에서 '낙하산 공천'을 받을 거란 설이 돌았다.

'검사 왕국 설은 억측'이라는 지도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텃밭 물갈이가 이뤄질 거란 당 안팎의 불안감은 이어지고 있다.

현직 검사가 수십 명 공천되진 않겠지만, 윤 대통령과 가깝거나 현재 대통령실에 있는 전직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인사 중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큰 인사로는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꼽힌다.

당 핵심 관계자는 25일 뉴스1과 통화에서 "현직 검사들이나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검사 출신 인사를 내리꽂는 식의 공천은 좋지 않겠지만, 정권수립에 기여한 검사 출신 인사를 공천하는 걸 '검사 공천'이라 할 수 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진우 비서관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 때 옷을 벗었고, 이원모 비서관은 월성원전을 수사하면서 한직으로 좌천됐는데 이들이 공천된다고 검사 공천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 측은 추후 공천관리위원회가 꾸려지면 공관위가 공천 전권을 맡게 되면서 지도부의 개입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 거란 입장이다. 하지만 공관위의 위원 구성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되기 때문에 당 지도부의 입김이 공천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는 쉽게 불식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의 한 의원은 뉴스1에 "공천을 받기 위해서 당 지도부 말이라면 무조건 줄 서는 행태가 여전하다"면서도 "전략 공천이 없는 선거는 없었다. 또 어느 정도 물갈이가 되지 않으면 개혁성이 안 보인단 비판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물갈이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