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갑작스러운 '중국인 투표권·건강보험 제한' 발언, 왜?
정부 '상호주의' 기조 동참…외국인 비중↑·건보 중국인 적자
싱하이밍 대사 발언·이재명 민주당 대표 '굴욕외교' 의식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20만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거주 중국인들의 투표권과 건강보험 등록 가능한 피부양자 범위 제한을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우선 외국인 투표권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를 국가 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재정립해야 한다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맞춰 당이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최근 윤 정부를 비판한 싱하이밍 중국 대사 발언과 야당의 저자세 외교로 반중감정이 확산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냐"며 중국인들에 대한 투표권 제한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며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한중 관계부터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투표권과 건강보험 논란은 그동안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를 정상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호주의'는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외교원칙이다. 서로 등가의 이익을 교환하거나 동일한 대우를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중국인의 투표권을 우리가 인정하면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 역시 투표권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투표권은 대표적으로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안으로 꼽힌다. 중국에서 우리 국민은 투표권을 가질 수 없다. 반면 우리 정부는 2006년부터 영주권 취득 3년이 지난 18세 이상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준다.
외국인 투표권은 특히 중국에 집중된 상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12만6668명으로 이 중 78.9%인 9만9969명이 중국인으로 파악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이 10%가 넘는 곳이 2021년 현재 음성군(14.7%) 안산시(13.2%) 영등포구 (12.7%) 영암군(12.5%) 금천군(12.5%) 구로구(12.3%) 진천군(12.0%) 포천시(11.8%) 시흥시(11.7%) 안성시(10.0%) 서울 중구(10.0%) 등 11곳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비율이 높다고 해서 유권자 비율도 높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외국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의 경우도 상호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사례 꼽힌다. 국내 거주 중국인들은 6개월 이상 체류하면 우리 국민과 똑같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반면 우리 국민은 중국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가입자의 경우 단기간 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인은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으로 이에 대한 제도개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최근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가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워 중국과 야당 압박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싱하이밍 중국 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날선 비판을 한 데 대한 반응이란 분석이다.
김 대표 앞서 싱 대사의 만찬 초청을 거절하고 그의 추방을 주장하는 등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 대표를 향해서도 '굴욕 외교'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싱 대사를 비판하며 상호주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싱 대사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에 국민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싱 대사를 청나라의 위안스카이와 비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한중관계는 늘 양국이 상호존중과 우호증진, 공동이익의 추구라는 대원칙으로 해오고 있었다"며 "싱 대사 태도를 보면 외교관으로서 상호존중이나 오후 증진 태도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권은 최근 이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권성동·홍석준·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은 지방선거 투표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준수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상호주의 원칙은 이민정책을 펴나가는 데 대단히 중요한 원칙"이라며 "우리 국민은 외국에서 영주권을 가져도 해당 국에서 투표권이 없는데 상대국 국민은 우리나라에서 투표권을 갖는 이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투표권 제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4일에는 "중국 국적의 영주권이나 투표권을 제한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기준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야 한단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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