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4900억 기금심의회에 전문성 無 與 출신·전 로펌 변호사 위촉

與 선대위·朴 이전 로펌 변호사 위촉…강병원 "보은인사 스펙쌓기용"
박민식 측 "관계 법령 규정한 자격요건 갖춰…적법 절차 거쳐 선정"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6‧25참전유공자 주거여건 개선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5.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인사청문회를 앞둔 박민식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보훈부 기금을 관리하는 위원회에 업무 연관성이 없는 여권 인사나 사적 인연이 있는 인사를 위촉, 보은 인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 측은 인사혁신처의 데이터베이스(DB)로 후보군을 선정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명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DB에 등록되지 않은 인사도 위촉한 것으로 나타나 해명과 배치되는 부분도 있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보훈부와 인사혁신처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박 후보자는 지난해 9월과 10월 '순국선열·애국지사사업기금 및 보훈기금운용심의회' 민간위원으로 A·B 변호사 등 6명을 위촉했다.

순국선열·애국지사사업기금(순애기금)은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지원하며, 보훈기금은 국가유공자, 참전유공자 지원에 쓰인다. 두 기금을 합쳐 규모는 약 49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민간위원 중 여권 인사거나 박 후보자와 사적 인연이 있는 인사가 임명됐다는 데 있다. A 변호사는 지난해 대선 당시 국민의힘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력이 있고, B 변호사는 박 후보자가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근무했던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다.

총 20명으로 구성된 심의회는 당연직인 정부위원 10명과 민간위원 10명이 임명된다. 보훈기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심의위원 선발 요건은 △독립유공자나 유족 중 독립운동사에 조예가 깊거나, 보상에 관한 학식·경험이 깊은 사람 △보훈 업무에 관한 학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사람 △기금 운용·관리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변호사 및 회계사 등 채권관리 업무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기금이나 채권관리 등의 업무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요건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을 제외한 민간위원은 기금 운용·관리전문가, 광복회 추천 인사, 국가보훈처 퇴직 공무원 등으로 위촉됐다.

후보자 공모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민간위원 후보군은 인사혁신처의 국가인재DB나 단체의 추천을 통해 선정되며, 보훈부 역시 이 같은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혁처에 확인한 결과, B 변호사는 DB에 수록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군 선정 과정을 두고 보훈부와 인혁처의 주장이 배치되는 것이다.

강병원 의원은 "민간위원 위촉 과정에 대해 인혁처와 보훈처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는 분명 석연치 않다"며 "무엇이 진실인지 박 후보자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만약 인사 과정의 부적절함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어 "4900억 규모의 보훈 기금을 심사하는 민간위원 자리가 한낱 보은 인사와 '스펙쌓기용'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청문회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박 후보자 측은 "법령상 보훈 업무뿐 아니라 기금의 운용·관리 또는 변호사 및 회계사 등 채권관리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으로 자격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보훈 분야, 기금관리 분야, 채권관리 업무 분야 등에서 골고루 전문가를 위촉하고 있다"며 "현재 위촉된 민간위원은 관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격요건을 갖춘 자로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정됐다"고 밝혔다.

B 변호사는 강병원 의원실에 "개인정보 등과 관련한 기관업무를 한 적이 있다"며 "박 후보자와는 밥 한번 먹어본 적 없는 사이로 연락처도 없다"고 알려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