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속풀이] 與 최고위원 보궐선거 바라보는 의원들의 속내는

설화로 2명 중징계 힘 빠진 지도부에 '득실 계산'
단수 추천설에 교통정리 지켜보는 분위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5.1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다음 달 9일 태영호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후임을 뽑는 선거가 꼭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분위기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기만 하다.

의원들 입장에선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지도부에 입성하는 것은 좋은 기회다. 지도부 일원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 것은 물론, 선거운동을 통해 얼굴을 알릴 수 있는 데다 공천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공천관리위원위가 만든 공천안이 확정되려면 지도부의 추인이 필요한데,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보궐선거라서 부담도 덜하다. 기탁금이 9000만원인 전당대회와 비교해 4000만원이라 금전적 부담이 작고, 1000명 이내로 구성되는 전국위원회를 통해 뽑는 만큼 절차도 간소하다.

그런데도 정작 당내 관심은 크지 않다. 지도부가 후보자 1명을 추천해 찬반 표결에 부치는 '단수 추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잇단 설화로 최고위원 2명(김재원·태영호)이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지도부의 힘이 빠졌다고 보는 듯하다.

공천에 유리하지만 무조건 보장받는다는 법도 없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둔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지도부에서 김재원 당시 정책위의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되자 서울로 옮겨서 도전했다가 경선에서 패배했고, 김한표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는 컷오프됐다.

그뿐만 아니라 지도부가 총선을 앞두고 거센 책임론에 직면할 경우 함께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이에 의원들 사이에선 선뜻 나서기 주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최근 라디오에서 "난국에 처해 있는 당을 위해 제가 헌신해야겠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손들고 나설 생각은 사실 없다"고 선을 그었고, 김석기(경북 경주)·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도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당초 재선의 김정재(경북 포항북구)·박성중(서울 서초을)·송석준(경기 이천) 의원 등도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고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최고위원을 보궐선거로 치른 사례가 거의 전무한 만큼 단수 추천으로 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을 연착륙시켜야 할 시점에 경선을 치르면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 사태 등 야당의 각종 악재에도 당 지지율이 반사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도부 쇄신과 컨벤션 효과를 위해 경선으로 치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도부는 대통령실과 소통이 되는 현역 재선급에서 후보군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짐짓 관심을 두지 않는 듯 하지만 현재까지는 지도부의 교통정리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5월29~30일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일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당내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