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속풀이] 김기현 체제 출범…나경원·권성동·장제원 역할은
전대 속 변곡점 만든 공신 3인방…김기현호서 역할할까
김기현 "羅 최고지도자", "權 긴밀한 협력관계", "張 살신성인"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당 안팎의 전폭적 지지로 출범한 '김기현호'가 당직 인선에 나서면서 전당대회 당시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연대를 맺은 나경원 전 의원과 친윤(윤석열) 핵심 권성동·장제원이 맡게 될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의 등장과 퇴장이 전대 과정에서 주요 변곡점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당 중진이자 핵심적 역할을 한 이 3인방이 김기현 대표 체제뿐 아니라 앞으로 당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가 자연스레 주목받고 있다.
친윤계 핵심인 권성동 의원은 당초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며 가장 먼저 전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이전 원내대표를 지내다가 당 내홍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지만, 이준석 전 대표를 대신해 당대표 직무대행으로서 당을 이끌기도 했다.
또 중진으로서 주요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SNS를 통해 대야(對野) 메시지를 내놓으며 맞섰고, 윤 대통령 관저에서 '핵심 4인방 부부동반 만찬'에도 참석하며 친윤계 핵심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같은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사실상 김기현 당시 당대표 후보와의 연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경쟁에서 밀렸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럼에도 권 의원은 불출마로 자연스럽게 친윤세(勢)를 결집하는 캐스팅보트로서 주가를 올렸다는 평이다.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을 경험한 바 있는 4선 권 의원이 맡을 주요 당직에는 차기 당대표와 국회의장·부의장 등이 남았지만, 이들 모두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권 의원과 마찬가지로 전대 출마를 포기하고 연대의 뜻을 밝힌 나 전 의원이 다음 당대표직에 도전할 수 있다. 국회의장·부의장직의 경우 자신이 삼고초려 끝에 비상대책위원장직에 앉힌 정진석 전 위원장이 부의장직을 포기하고 온 탓에 같은 후보로 나설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다. 무엇보다 총선 결과에 따라 언제든 후보군이 뒤바뀔 수 있는 등 변수가 크다.
그럼에도 김기현 당시 후보가 권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오래전부터 서로 간 긴밀한 협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상당히 많은,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고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등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 어떤 형태로든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같은 친윤계 핵심인 장 의원은 전대 초반 김기현 당시 후보가 3%대의 부진한 지지율을 보일 때 전면에 등장해 지지율을 10%대 중후반까지 끌어올리는 등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윤심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말 김 후보를 '부산혁신포럼'에 초청해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공식화하자, 당 안팎의 친윤계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며 일순간 전대 흐름을 뒤바꿨다.
하지만 장 의원은 자신의 공개 지지로 친윤 색채가 짙어짐에 따라 일각에서 사당화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아무런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와 무관하게 김 대표가 주요 당직에 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당분간 임명직을 제외한 다른 자리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다수다.
때문에 항간에서는 벌써부터 다음 원내대표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기현 당시 후보도 장 의원을 "살신성인하며 백의종군하는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고 높게 평가하며 기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원내대표직은 선출직이라 관계가 없다며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당초 전대과정에서 김 후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친윤계의 압박을 받아 불출마를 선언하며 서로 갈등관계를 보이는 듯 했다. 친윤계가 정통 보수 지지층이 두터운 나 전 의원을 사실상 주저앉히자 오히려 김 후보가 타격을 받고 흔들리는 듯 했으나, 김 후보와 결국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를 띄워 '1강 체제'를 만들었단 평가다.
김 후보도 나 전 의원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빠르게 봉합에 들어갔다. 김 후보는 전대를 앞둔 지난 6일 마지막 당원협의회 방문 일정으로 나 전 의원 지역구인 동작을 당협에 방문했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을 향해 "내년은 말할 것도 없이 앞으로 우리당을 이끌어갈 가장 큰 지도자라 생각한다"며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가 역할 맡아야될 상황에 있지만 나 대표님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가 지평을 열고 바닥 깔아드리겠다"고 공언했다.
나 전 의원의 경우 5선에 낙선해 현재 원외위원장 신분이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인 동작을에 현역 의원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다시금 경쟁자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 공천을 받고 적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불출마로 양보하는 그림을 만든 만큼, 국회 입성 후엔 명분상으로도 다음 당대표에 나설 수 있을 거란 예측도 가능하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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