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 이재명 전략수정…'유연한 리더십'으로 초반 위기 돌파
李, 전국민 지원금 철회·대장동 특검 수용…여론 귀기울여 독선 이미지 탈피
지지율 정체에 빠른 궤도수정 '고무적' 평가…"국민에 대한 공감능력 강화"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독불장군' 이미지 탈피에 나서고 있다. 자신의 강점인 '추진력'이 되레 독선 이미지로 비치자 여론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리더십으로 전략 수정을 시작한 것이다.
이 후보가 '전국민 지원금'을 철회하고 조건 없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특검을 주장한 것도 합리적 리더십으로 본선 초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이 후보에게 이미지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략보고서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 후보는 그간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각종 현안마다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대응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후보는 "살아남기 위해 부정부패를 하지 않았다"며 언론의 의혹 보도에 강력 반박하는 한편, 경기도 국정감사 출석까지 자처해 돌파구를 모색했다.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한 정책 관철 의지도 내비쳤다.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건 이 후보는 내년 초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강하게 주장했다. 난색을 표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를 거칠게 몰아붙이며 정부와의 충돌도 불사했다. 추진력과 실행력을 보여주기 위한 승부수였다.
하지만 여론은 반대로 흘러갔다. 전국민 지원금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했고, 오히려 이 후보가 정면돌파해 온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졌다.
강점을 살리기 위한 돌파 전략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후보의 독선 이미지만 키운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추진력 중심의 선거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뒤처지는 지지율도 이 후보의 독불장군 이미지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 후보가 추진력이 있다는 것은 한 번 마음을 먹으면 밀어붙여 해결한다는 장점이지만 동전의 양면"이라며 "그게(추진력) 일종의 단점으로 너무 독선적이라는 이미지를 줬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당 선대위의 전략 수정 의견에 이 후보가 동의했다. 이 후보는 전날(18일) 전국민 지원금 철회 입장을 밝히고 동시에 조건 없는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론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여론조사를 보면 재난지원금에 대한 여론이 반반이었고, 후보가 대장동 특검 프레임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며 "국민에 대한 공감능력, 즉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건 지도자다운 리더십이라는 점을 보고했고 이 후보가 의미있는 결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선대위 구성 후에도 개인기로 초반 레이스를 달려온 이 후보가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은 정체된 지지율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 후보와 일대일 구도가 형성된 이후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윤 후보에 적지 않은 격차로 뒤지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4자 가상대결' 조사에서 이 후보는 31%로 윤 후보(42%)에게 11%포인트(p)나 밀렸다. 한 달 전인 10월19~21일 갤럽 조사에서 이 후보는 34%, 윤 후보는 31%였는데, 윤 후보 지지율은 11%p 급상승한 반면 이 후보는 오히려 3%p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선 레이스 초반 감행된 이 후보의 변신이 효과를 볼 경우 대선 국면 전체로 보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초반 맞이한 위기가 오히려 좋은 예방주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당 안팎에선 '유연해진 이재명'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전국민 지원금 철회에 대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의견이 있으면 반영하고 수정하는 것이 좋은 일이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더 나은 공약이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굉장히 환영할 일"이라고 환영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번 대선이 심판 구도가 작동하고 있어 이 후보에게 어려운 국면"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도) 이대로 갈 수 없다는 거고 이 후보도 변화의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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