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무리가 아닐까…톤다운"

민주, 오전까지 "차질 없이 추진"…오후 靑 "현 상황선 무리"
"정부에서 국회 넘어와야 검토…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심히유감, 도발 멈추고 대화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2020.6.1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이우연 기자 = 북한의 도발과 별개로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추진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북한이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9·19 군사합의 파기 행보에 나서고, 청와대가 "현재로선 무리"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와 관련해 "'톤 다운(tone down)' 된 느낌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준이 물 건너갔다는 문제가 아니라, 우선 우리한테 모인 현안의 우선순위 차원"이라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북한 관련) 이번 일이 없었다고 치더라도 야당이 있는 문제라서 적절한 시점에 했을 것"이라며 "어찌됐든 분위기가 청와대도 그렇지만 당도 안 좋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러한 입장은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던 이날 오전 입장과 확연하게 대조적이다. 송 대변인은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 당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우리는 할 일을 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차질 없이 추진해나간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은 저희 당에서 추진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내 기류 변화는 북한이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업지구 내 군 배치를 하는 등 추가 도발 행보에 나서고, 청와대가 이를 강하게 비판을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며 "사리분별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또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에 관해 "제 판단으론 현 상황에서 판문점선언의 비준은 좀 무리가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날 오후 송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4·27 판문점선언과 9·19 군사합의는 물론 그동안 쌓아온 남북 정상 간 신뢰를 훼손하는 북측의 언행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와 관련해 당정청 간 공식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변인은 "선후 관계가 정부에서 국회로 넘어와야 그에 대해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청와대든 관련 부처든 논의된 바는 없다"고 했다.

당 차원 대응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긴급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회의에는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외교·안보 관련 국회 상임위 간사들이 참석하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