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거대 양당 구도에서 제3지대 대권 주자로 부활할까

21대 총선서 3석 얻은 국민의당…안 대표 정치적 입지는 '축소'
거대여당의 독주, 통합당의 견제 실패할 경우 '대안'이 될지 주목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서울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4.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21대 총선 결과는 '제3지대'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좁혔다.

안 대표가 미국 생활을 마치고 올해 초 귀국하자마자 창당한 국민의당은 창당 약 두 달 만에 실시된 4·15 총선에서 불과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들은 283석을 합작했다. 4년 전 38석을 확보하며 '제3지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국민의당은 '미니정당'으로 전락했고, 안 대표의 '제3지대론'도 빛이 바랬다.

21대 국회가 민주당과 통합당 거대 양당 체제로 회귀하면서 '개인 안철수'도 위기를 맞게 됐지만, 180석에 달하는 거대 여당이 독주하고 통합당이 민주당을 견제하지 못한다면 안 대표가 '제3지대 대권주자'로 다시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2005년 안철수 연구소 CEO에서 물러난 안 대표는 2012년 정치권에 입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대표로 2014년 지방선거를 지휘한 안 대표는 2014년 재보선에서 패배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탈당한 안 대표는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을 얻는 성공을 거뒀다.

안 대표가 일으킨 '녹색 돌풍'은 안 대표를 대권으로 이끌었다.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2017년 19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21.41%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낙선에도 불구 다시 국민의당 대표에 당선된 안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 연대논의를 합당 논의로 발전시켰고, 분당 사태에도 불구, 합당을 강행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19.55%의 득표율로 3위에 기록했고, 낙선한 안 대표는 독일·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한다.

안 대표가 한국에 돌아온 것은 지난 1월 19일이다. 귀국 후 바른미래당의 재정비를 시도했지만, 손학규 대표와의 갈등으로 여의치 않자 같은 달 29일 탈당해 창당 작업에 착수했다.

신당 창당 작업은 쉽지 않았다. 당명부터가 문제였다. '국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등록을 불허해 '국민의당'을 대안으로 추진했다. 당 상징색은 4년 전의 '녹색' 대신 오렌지색이 됐다.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 모험을 강행했다. 지역구 후보는 통합당, 비례대표 후보는 국민의당을 찍어달라는 메시지였지만,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에서 189만 6719표(득표율 6.7%, 비례대표 3석)를 얻는 참패를 당했다. 국민의당은 선거 전 10개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다.

원내교섭단체는 고사하고 5석도 안 되는 의석을 보유한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은 물론 10명 이상의 공동 발의가 필요한 법안 발의도 어려워졌다.

안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 참패하면서 통합당 내에서 안 대표의 영입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면서 통합당과 안 대표가 손을 잡을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도 지난 24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 등을 겨냥해 "지난 대선에 출마한 사람들의 시효는 끝났다고 본다"고 안 대표 영입론 등에 선을 그었다.

다만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이 민주당과 민주당을 견제해야 하는 통합당의 움직임에 따라 안 대표가 다시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독주하고, 통합당이 이를 견제하지 못할 경우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이 다시 힘을 얻을 수도 있다.

2년 뒤 대선을 앞두고 인물난에 시달리는 통합당이 경선 흥행을 위해 안 대표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각 정당이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전환하는 내년 초·중순까지 안 대표가 '대안'으로 떠오를지가 안 대표의 대권 행보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yos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