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설왕설래…"과감한 수술은 외부에서"vs"성공사례 없어"
"김종인 체재, 차선책 중 가장 나은 방법…세대교체 명확한 인식 있다"
"손자들이 이끌 정당 왜 설계하나"…반대 목소리도 여전
- 이균진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사실상 굳히면서 당내에서 성공 가능성과 권한부여 범위를 놓고 옥신각신이 이어지고 있다. 과감한 외과수술이 필요한 통합당의 현실에서 외부 인사에게 집도를 맡기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앞선다.
다만 네번의 전국 선거 패배를 겪으며 비대위 체제가 일상이 돼버린 통합당의 처지를 돌아보며 그동안 비대위가 성공한 적이 없다는 자조섞인 비판도 나온다. 이제라도 자생력을 갖추려면 스스로 일어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는 성찰이다.
통합당은 24일 "총선 이후 당 진로와 관련한 최고위와 당내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을 공식 요청했고 (김 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대위는 비상상황이 종료된 후 소집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될 때까지 존속한다고 정한다. 이와 관련해 통합당은 오는 28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 기한과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종인이라는 정치원로 거물을 모시는 데 있어서 이런저런 이견이 나오는 모습 자체가 안타깝다"며 "우리 당이 그러면 김종인 아니고 다른 카드를 내세울 만큼 옵션이 많은 상태인가. 아니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저분이 '2년 가까이 눌러앉아서 안 나가시면 어떻게 하지'하는 걱정은 기우"라며 "(김 전 위원장이) 대권 후보를 만들겠다. 누구를 점지하겠다 이 정도까지 가지 않고 기준점이 가운데 가까운 곳에 있는 정도까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당을 좀 간척해 땅을 넓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총선 민의는 수도권 참패와 중도권 이탈이다. 당을 환골탈태하라는 것이 총선 민의"라며 "김종인 비대위는 당헌·당규에 부합하고 총선 민의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한 중진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가 차선책 중에서는 나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김 전 위원장이 세대교체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년세대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외풍을 차단해줄 수 있는 역할을 김 전 위원장이 누구보다 잘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당선인들이 현 상황에 대해서 인식이 있었다면 누가 소집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도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외부자의 시각에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과감하게 수술할 수 있는 것은 김종인 비대위"라며 "결론을 지연시키지 않고 완전한 회생이든 저항에 부딪혀 좌초하든 결론에 도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재선의원은 "의견 수렴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 아쉬움은 있지만 김종인 비대위 카드가 중도, 개혁, 실용이라는 방향과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달라고 했다는 것은 '일 하겠다'는 선언적, 수사적 표현으로 이해한다. 기간의 문제는 비대위원장으로 오면 일할 시간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 8월 전당대회까지는 말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내년 2월까지는 보장돼야 한다. 잘하면 지방선거까지도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최소 대선후보군을 만들고 당 노선을 정하기 위해 일할 시간은 있어야 한다"며 "당 내부에서 누군가가 하기는 쉽지 않다. 대선후보나 당대표에 의지가 있는 분들은 의원들 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면 의원들이 원하는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외부인사가 아니라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온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지도부 구성으로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분석이 시급한 상황에서 비대위가 다음 대선을 언급한다는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며 "8개월, 1년 가까이 (비대위 운영을) 한다는 건 비대위가 아니라 상시 비대위다.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내부에서 꾸린 비대위를 빼고 외부에서 비대위를 꾸린 것은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소불위의 권한과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매우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발언에 대해서 직접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권한이 필요하다면) 김 전 위원장이 당원에 가입해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중진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선자총회를 먼저 해서 의견을 들어야지 전수조사가 말이 되느냐. 전수조사도 과반이 안되지 않나"라며 "(최고위의) 월권이다. 최고위가 할 일은 실패에 대한 반성 등 대국민메시지고, 두 번쨰는 당선인들에게 권한을 넘기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선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 등 다 외부에 맡겨서 그런 것 아니냐. 당 구성원들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모든 것을 남에게 맡기면 되겠나"라며 "3040세대를 등용해 당을 이끌게 해야 한다면서 왜 (김 전 위원장이) 손자들이 이끌어갈 정당을 설계하느냐"라고 지적했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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