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홍준표, 대구서 화려한 '부활'…대권 시동 건다
공천 갈등 끝에 대구 선택 '로…통합당 후보와 경쟁서 승리
범야권 차기대선주자로 우뚝…복당 통합 등 과제 해결해야
- 이균진 기자
(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제2의 고향 대구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시 한번 대권 도전을 위한 기지개를 켠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홍 전 대표는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15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18대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두 번의 당 대표, 두 번의 경남지사를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한국당 후보로 나섰으나 낙선했다.
홍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몰락한 당을 추스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한국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2018년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4·15 총선 이전까지의 시간은 정치적 재도약을 위한 숙고의 시간이었다.
그는 자신을 '등소평처럼 오뚝이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모래시계 검사로 화려하게 정계에 데뷔했지만 대구 출마는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수도권 험지와 고향 출마(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를 놓고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갈등을 겪은 끝에 결국 20여년을 함께한 당을 떠나서야 '제2의 고향'인 대구의 품에 안겼다.
홍 전 대표는 "만약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로 한 발짝 물러섰다.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지만 양산을에서도 컷오프(공천배제) 당하면서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경남 출신인 홍 전 대표는 "성골은 아니더라도 진골쯤은 된다"고 말할 정도로 대구·경북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어린 시절 가난한 탓에 이사를 해야 했던 홍 전 대표는 대구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당 대표 시절에는 비난을 무릅쓰고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못에 있는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시비 앞에서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돼 지금 광야에 나 홀로 서 있다.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구시민만 믿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왔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본선 또한 순탄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통합당 후보와의 삼자구도가 형성된 데다 황교안 대표는 무소속 후보 영구적 입당 불허라는 칼을 꺼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무소속 후보는 안된다'는 선거대책위원회의 대구 지원 유세까지 이어졌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에서 이인선 통합당 후보(35.7%)의 추격을 뿌리치고 38.5%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 이후 "이번에 제대로 보수우파의 이념과 가치를 가진 정당으로 만들고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당선은 됐지만 통합당 내 사정은 복잡하다. 복당 문제는 그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는 당선 이후 복당과 관련해 "복당을 운운하는 질문 자체가 무례하고 불쾌하다"며 "탄핵 때 당을 배신하고, 지난 대선 때 당을 비난하고, 지방선거 때 분탕질 쳤던 사람들이 나의 복당 문제를 운운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84석)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19석)를 포함해 총 103석을 얻었다. 영남권 사수에는 성공했지만 수도권은 사실상 전멸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180석을 얻으면서 '슈퍼여당'이 됐다. 통합당으로서는 홍 전 대표를 비롯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권성동·김태호·윤상현 의원을 모셔와야 할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잘못된 공천의 피해자' '의석수 부족' 등을 이유로 하루빨리 복당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홍 전 대표는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쿠키뉴스 한길리서치 의뢰, 18·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10.6%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8.5%), 오세훈 전 서울시장(7.9%), 기타인물(7.6%), 유승민 의원(7.5%)이 자리했다. 황 대표는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없거나 잘모르겠다'는 응답이 51.4%에 달한다. 홍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복당은 필수적이다.
홍 전 대표는 총선 후 야권 1위 대선 후보로 올라섰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강골 이미지에 직설적인 화법으로 지지자 사이에서는 충성도가 높지만 확장성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피아'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쏟아내는 홍 전 대표의 특성으로 인해 당내에도 불편한 관계에 놓인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당내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포용과 협치의 리더십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복당 과정에서 당내 반발 세력을 설득하는 모습과 새로 구성될 지도체제와 협력 과정이 홍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sd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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