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이끌어낸 김형오…친박, 탄핵주도 세력 절묘한 '칼질'

영남권 절반 이상 바꿨지만 김태호 홍준표 반발 '흠집'
막말 인사도 '배제'…외부인사 챙기기·사천은 논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3.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래통합당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혁신 공천'을 외쳤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는 영남권에서 대규모 물갈이에 성공했지만, 공천 반발에 따른 무소속 출마와 사천 논란 속에 해결해야 할 숙제도 안게 됐다.

통합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호남 등 비선호 지역을 제외한 135개(단수·우선추천·경선확정) 지역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8일기준). 31개 지역은 경선 지역으로 분류했다.

공관위의 칼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찬성 세력과 반대세력으로 나뉘었던 의원들을 겨냥했다. 공관위는 당내 반발에도 당 해체를 주장하며 총선 불출마를 주장했던 김세연 의원을 공관위원으로 영입하는 등 혁신공천을 예고했다.

공관위는 영남 중진에 대한 압박 전략을 구사해 상당수의 불출마을 끌어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김무성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친박계로 분류됐던 3선 이상인 정갑윤, 원유철, 김광림 의원이 동참했다. 최교일, 정종섭 등 초선 의원들까지 불출마 대열에 합류하며 통합당 소속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27명으로 전체(123명·미래한국당 5명 포함)의 21%에 달한다.

시작부터 현역 50% 컷오프(공천배제)를 시사했던 공관위는 불출마자를 포함 대구·경북에서 61%, 부산·울산·경남에서 54%의 현역 의원을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됐던 김재원 의원(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은 타지역 경선으로 분류됐다. 수도권 역시 안심 지역은 아니었다. 친박계인 윤상현(인천 미추홀을)은 공관위의 타지역 차출 결정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망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들 역시 주요 표적이 됐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막말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를 당했던 김순례 최고위원(비례대표)은 지역구(분당을)를 신청했지만 컷오프 됐다.

친박계 뿐 아니라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이들에 대한 공관위 압박도 있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소추위원 역할을 한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은 추가공모 지역으로 분류됐다.

특위에서 활동했던 새로운보수당 출신의 이혜훈 의원은 지역구인 서초갑에서 컷오프 당한 후 타지역 경선을 신청했고,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도 경선으로 치러야 한다.

수도권 차출을 거부하고 경남 출마를 고집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양산을),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산청·함양·거창·합천)도 컷오프 당했다.

대권 잠룡인 이들이 원내 진입하면 향후 당 주도권 등을 황교안 대표 등과 다툴수 있는 만큼 사전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불만도 제기됐다.

김 전 지사는 공관위 결정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선다. 홍 전 대표도 컷오프에 반발하며 황교안 대표에게 '막천'을 바로잡는 결단을 촉구했다. 대체로 절묘한 공천작업이라고 평가받은 김형오 공관위지만 가장 큰 반발을 보인 지역이다. 컷오프 당한 친박계 의원들이 보수통합을 강조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개인 경쟁력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9일 뉴스1과 통화에서 "참신함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통합당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식을 안주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천 반발은 어느 때도 있었던 것으로 매 총선 국면마다 반복됐었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김형오 위원장이 새로운보수당 출신 7명 중 5명을, 안철수계 5명의 현역 의원들도 대부분 경선 기회를 보장 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작 당이 어려울 때 남았던 의원들은 컷오프 하며 외부인사들만 챙긴다는 것이다.

사천 논란도 있다. 이언주 의원 전략공천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부산 중·영도에는 김 위원장의 의원 시절 비서 출신인 황보승희 전 부산시의원이 경선에 나선다. 서울 강남을에 전략공천을 받은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사장도 김 위원장 측근으로 알려졌다.

현역인 안상수 의원 대신 인천 중·동·강화·옹진에 단수추천을 받은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도 국회의장 시절 공보비서관을 지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정치를 다시 할 사람이라면 내 조직을 만들고 내가 아는 사람들을 끼워 넣겠지만 그런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다"며 "오히려 내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나 때문에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경선 등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반박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