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 7일차 건강 악화됐지만…"아직 할 일 남았다"(종합2보)

손학규·유승민·서청원 등 찾았지만 구분 못할 만큼 건강 악화
최고위원들 병원행 건의했으나 거부…더 악화 시 강제 이송 고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지도부가 26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에서 7일째 단식투쟁인 황교안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설득하고 있다. 2019.11.26/뉴스1

(서울=뉴스1) 김정률 전형민 이형진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식 농성이 26일로 7일차를 맞았다.

이날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전 대표, 서청원 무소속 의원 등 주요 정치권 인사들이 방문했지만, 황 대표는 이들을 쉽게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황 대표를 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황 대표는 일단은 단식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유 변혁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변혁 회의 참석 전 먼저 황 대표를 찾았다. 패스트트랙에 올라와 있는 선거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등에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단식 중단을 요청하고, 같이 싸우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방문이 '보수통합' 차원의 행보인지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유 전 대표는 황 대표를 약 3분 가량 짧게 만난 후 국회로 돌아갔다.

이날 오후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황 대표를 찾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손 대표는 황 대표에게 단식을 풀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6일 오전 이레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아 황 대표와 대화를 나눈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당내 인사들은 황 대표 단식을 더욱 격려했다. 패스트트랙 협상에 앞장서고 있는 원내지도부 이날 황 대표의 단식 농성장 인근에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진행하며 황 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나 원내대표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선거법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자동 부의에 대해 "다단계 폭거를 언제 멈추고 의회민주주의로 돌아갈 것인가. 연동형비례제 본회의 부의는 불법 부의이고 무효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여당을 향해 선거법·공수처 설치 법안 강행 중단을 촉구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한국당 상임고문단도 황 대표를 격려 방문했다. 이들은 황 대표의 단식농성을 민주주의 투쟁으로 평가하고 더욱더 각오를 세워달라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같은 정치권 인사들의 방문에도 황 대표는 이렇다 할 메시지는 내지 못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방문자들의 얼굴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악화된 탓이다. 또 단백뇨가 나올 만큼 신장 기능도 나빠진 상황이다.

당에서는 긴급상황을 대비해 인근에 의료진과 앰뷸런스를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병원으로 이송될 시 신속한 검사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황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9.11.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당 최고위원들은 황 대표의 건강상태를 우려해 이날 오후 9시 농성장으로 모여 황 대표에게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지만, 황 대표는 "아직 할일이 남았다"며 병원행을 거부했다.

최고위원들은 황 대표가 단백뇨를 넘어 혈뇨로 진행되면 건강 상태가 정말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때는 황 대표를 강제로라도 병원으로 이송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도 황 대표 지지자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황 대표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는 만큼, 지지자들 역시 황 대표 단식 농성장 앞에서 찬송가와 통성 기도를 하며 황 대표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앞서 황 대표는 전날(25일) 좋지 않은 몸상태에도 농성장 바로 옆에서 진행되는 기독교 행사에 참석, 예배를 본 것으로도 알려졌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