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첫날 벵골고양이·선동열에 '관심'…일부 파행(종합2보)
[국감초점] 일부 상임위, 시작부터 파행 빚기도…강대강 충돌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국회가 10일 법제사법위원회를 비롯한 13개 상임위원회에서 일제히 국정감사에 돌입한 가운데 곳곳에서 여야의 강대강 충돌이 벌어졌지만 모든 이목은 벵골고양이와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모였다.
올해 국감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를 통한 정국주도권 장악을 노리는 야당과 정부에 대한 방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여당의 입장이 맞물리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이날 국감에서 여야의 공방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대법원에 대한 국감을 진행한 법제사법위원회였다. 법사위 국감은 이날 오전부터 김명수 대법원장의 '직접 답변' 여부를 두고 초반부터 여야의 신경전을 벌어졌고 결국 한때 파행을 겪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의 공보관실 운영비 문제를 문제 삼고 나섰고 여당 소속 의원들은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방어에 주력했다.
여야 의원들은 또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거듭 기각한 것과 관련해서 '방탄 법원'이라는 질타도 쏟아냈다.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선 심재철 한국당 의원의 비공개 예산정보 논란 여진이 계속됐다. 심 의원은 정부와 한국재정정보원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감사위원의 지위가 수사 과정에서 악용돼선 안된다"고 반박하자 신경전을 이어갔다.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의 경우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를 비롯한 남북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으로 인해 여야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국방부 등에 대한 국감을 실시한 국방위에선 9·19 남북 군사합의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등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서와 관련해선 야당 의원들은 "이 문제는 국가안전, 영토문제와 연관돼 있다"며 "반드시 (국회에서) 비준을 거쳐야 한다"고 했고 여당에선 "(군사합의서) 초안은 보수정권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안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의 경우 가짜뉴스와 이낙연 국무총리의 연설문을 둘러싼 여야의 불꽃 공방이 펼쳐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문화체육관광부의 적폐청산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야권에선 문재인 정부가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를 통해 문예계를 장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았다.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국감에선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문제가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국감에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공방의 주요 소재로 다뤄졌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 위원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으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도 각각 피감기관들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다.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우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오는 23일 열리게 되면서 당초 이날 예정됐던 환경부 대상 국감이 25일로 연기됐다.
이처럼 국감 첫날 주요 상임위에서 여야의 공방전이 벌어졌지만 첫날 국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벵골고양이와 선동열 감독이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장에는 벵골고양이가 등장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해 사살된 퓨마 문제를 질타하기 위해 새끼 벵골고양이 한 마리를 국감장에 반입한 것이다.
김 의원이 벵골고양이를 국감장에 반입하자 애묘인들을 중심으로 동물학대라는 비판도 일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이날 오후 국감은 일명 '선동열 국감'을 방불케 했다. 선 감독이 이날 오후 국회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하자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등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체위에선 여당 소속 의원들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논란과 관련, 선 감독에게 질의를 이어갔고 일부 야당 의원들은 선 감독의 발언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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