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믿었던 '구글 트렌드'…이번에도 틀린 이유는?

트럼프 당선 예측 이후 국내 정치권도 급관심
유·불리 따라 적용하다 보면 오류 나타나기도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6·13 지방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6.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6·13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구글 트렌드'(Google Tredns)에서 안철수가 꾸준히 앞서고 있다"며 자신을 향한 지지를 계속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트렌드에서 '안철수'라는 검색어가 압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투표함을 열어보면 여론조사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결과는 여론조사대로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나타났다. 안 후보는 19.5%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보다도 뒤진 3위에 머물렀다.

안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강조했던 구글 트렌드는 이용자들이 특정 키워드로 검색한 횟수를 지수화해 대중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지수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맞추면서 주목을 끌었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라는 구글 트렌드의 예측이 적중하자, 국내 정치권에서도 구글 트렌드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9대 대선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구글 트렌드를 이유로 선거 결과는 다를 것이라는 주장을 했었다.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경선 과정에서부터 일부 후보 측 캠프에서는 구글 트렌드의 검색 결과를 이유로 자신들의 후보가 공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선거 결과는 구글 트렌드가 아닌 여론조사의 손을 들어줬다.

실제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지방선거 전날인 12일까지 구글 트렌드의 검색량을 살펴보면, 충남지사 선거에도 이인제 한국당 후보의 검색량이 양승조 민주당 후보의 검색량보다 높았다.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당선된 최재성 민주당 후보보다 배현진 한국당 후보의 검색량이 높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후보자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구글 트렌드를 적용하다 보니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1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구글 트렌드는 소비재나 수요·예측에 경쟁력이 있는 도구"라면서 "우리나라 선거 예측을 해보지 않은 도구를 결합시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추론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발주자들이 아마 과학적인 예측보다는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른 분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다른 도구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면, 구글 트렌드가 아닌 다른 것을 예로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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