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TK 호구로 보는 홍준표 야단쳐달라"…포항 유세
1만명 운집…"경북 마음도 일반국민과 같다는 것 보여달라"
- 박승주 기자
(포항=뉴스1) 박승주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TK(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한 사전 투표를 독려했다.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TK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문 후보는 경북 포항을 방문해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이 문재인)을 강조하며 '한표'를 호소했다.
이날 경북 포항 북구 중앙상가길에서 열린 문 후보의 '포항 유세'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이 운집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비롯해 조응천·김현권 등 TK가 고향인 의원들도 유세에 참석해 문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김부겸 의원은 "정권교체는 어린이날을 맞은 손자손녀에 대한 우리의 예의이자 오랫동안 숨죽이고 살아왔던 대구경북 민주주의의 간절한 소망"이라며 "이번에는 문재인으로 확실하게 바꿔달라"고 압도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문 후보가 도착하기 1시간 이전부터 거리는 물론이고 인근 상가 2층의 미용실, 신발가게 등도 문 후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거리의 사람들은 '우리 이니하고 싶은 거 다 해', '이니 꼭 청와대로 취직시켜줄게', '대통령 문재인' 등의 손팻말을 들고 문 후보를 기다렸고, 파란 옷을 입은 선거사무원들은 인간띠 잇기로 통로 확보에 여념이 없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35분께 유세 현장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몰려든 탓에 문 후보는 20m 남짓한 유세단상까지 오르는 데 수 분이 걸렸다.
유세차에 오른 문 후보는 선물 받은 꽃다발과 손팻말을 차례로 번쩍 들어보였고, 남자아이에게는 3D프린터로 만든 포항의 상징 '상생의손'을 선물받았다.
문 후보는 시민들에게 "어제 오늘 사전투표한 분들 얼마나 되는지 손한번 들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많은 시민이 손을 들자 "투표했는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오셨냐"는 농을 던지며 유세를 시작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하늘이 두쪽나도, 땅이 두쪽나도 투표를 해야 한다"며 "포항시민과 경북도민의 마음도 일반국민과 똑같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문 후보는 홍 후보에 대한 견제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됐는데도 아무런 반성 없이 무조건 표를 달라는 후보가 있다"며 홍 후보와 한국당을 겨냥했다.
문 후보는 또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또다시 정권 잡겠다, 표를 달라고 한다"며 "이것은 우리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니냐. 대구 경북을 호구처럼 여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잘해도 찍어주고, 못해도 찍어주니까 저 사람들이 국민 무서운 줄 잊었다"며 "이번 기회에 잘하면 찍어주고 못하면 바꾼다고 해야 정치가 달라지고 보수도 달라진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TK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도 "저는 온갖 공격을 받으면서도 사드 배치는 새 정부로 넘겨야 한다, 새 정부가 외교카드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제가 외교로 해결할 자신 있다고 말해왔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첨단의료산업을 경북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 남북으로는 김천-대구-밀양, 동서로는 동대구에서 영천을 잇는 대구경북 광역철도 사업도 지원하겠다"며 지역 공약 발표도 잊지 않았다.
또 문 후보는 수소연료 전지 파워밸리 조성(포항)과 첨단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타운 육성(경주) 등 지역 관련 정책 공약을 소개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이날 문 후보는 "우리 (사전투표) 목표가 25%인데 넘을 것 같다. 제가 프리허그를 하게 생겼다"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앞서 그는 전날(4일)과 이날 양일간 시행되는 사전투표에서 25%의 투표율이 나오면 서울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투표율은 24.34%를 기록중이며, 문 후보는 이날 부산에 이어 6일에는 서울 홍대 유세를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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