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TK 호구로 보는 홍준표 야단쳐달라"…포항 유세

1만명 운집…"경북 마음도 일반국민과 같다는 것 보여달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어린이날인 5일 경북 포항 중앙상가를 찾아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2017.5.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박승주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TK(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한 사전 투표를 독려했다.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TK 등 영남권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문 후보는 경북 포항을 방문해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이 문재인)을 강조하며 '한표'를 호소했다.

이날 경북 포항 북구 중앙상가길에서 열린 문 후보의 '포항 유세'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이 운집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비롯해 조응천·김현권 등 TK가 고향인 의원들도 유세에 참석해 문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김부겸 의원은 "정권교체는 어린이날을 맞은 손자손녀에 대한 우리의 예의이자 오랫동안 숨죽이고 살아왔던 대구경북 민주주의의 간절한 소망"이라며 "이번에는 문재인으로 확실하게 바꿔달라"고 압도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문 후보가 도착하기 1시간 이전부터 거리는 물론이고 인근 상가 2층의 미용실, 신발가게 등도 문 후보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거리의 사람들은 '우리 이니하고 싶은 거 다 해', '이니 꼭 청와대로 취직시켜줄게', '대통령 문재인' 등의 손팻말을 들고 문 후보를 기다렸고, 파란 옷을 입은 선거사무원들은 인간띠 잇기로 통로 확보에 여념이 없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3시35분께 유세 현장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몰려든 탓에 문 후보는 20m 남짓한 유세단상까지 오르는 데 수 분이 걸렸다.

유세차에 오른 문 후보는 선물 받은 꽃다발과 손팻말을 차례로 번쩍 들어보였고, 남자아이에게는 3D프린터로 만든 포항의 상징 '상생의손'을 선물받았다.

문 후보는 시민들에게 "어제 오늘 사전투표한 분들 얼마나 되는지 손한번 들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많은 시민이 손을 들자 "투표했는데 뭐하려고 여기까지 오셨냐"는 농을 던지며 유세를 시작했다.

문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하늘이 두쪽나도, 땅이 두쪽나도 투표를 해야 한다"며 "포항시민과 경북도민의 마음도 일반국민과 똑같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어린이날인 5일 경북 포항 중앙상가에서 유세를 마친 후 승합차로 다음 방문지인 부산으로 이동하고 있다.2017.5.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이날 문 후보는 홍 후보에 대한 견제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됐는데도 아무런 반성 없이 무조건 표를 달라는 후보가 있다"며 홍 후보와 한국당을 겨냥했다.

문 후보는 또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의 공범들이 아무런 반성 없이 또다시 정권 잡겠다, 표를 달라고 한다"며 "이것은 우리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니냐. 대구 경북을 호구처럼 여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잘해도 찍어주고, 못해도 찍어주니까 저 사람들이 국민 무서운 줄 잊었다"며 "이번 기회에 잘하면 찍어주고 못하면 바꾼다고 해야 정치가 달라지고 보수도 달라진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TK 시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도 "저는 온갖 공격을 받으면서도 사드 배치는 새 정부로 넘겨야 한다, 새 정부가 외교카드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제가 외교로 해결할 자신 있다고 말해왔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첨단의료산업을 경북의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 남북으로는 김천-대구-밀양, 동서로는 동대구에서 영천을 잇는 대구경북 광역철도 사업도 지원하겠다"며 지역 공약 발표도 잊지 않았다.

또 문 후보는 수소연료 전지 파워밸리 조성(포항)과 첨단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타운 육성(경주) 등 지역 관련 정책 공약을 소개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이날 문 후보는 "우리 (사전투표) 목표가 25%인데 넘을 것 같다. 제가 프리허그를 하게 생겼다"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앞서 그는 전날(4일)과 이날 양일간 시행되는 사전투표에서 25%의 투표율이 나오면 서울 홍대 거리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투표율은 24.34%를 기록중이며, 문 후보는 이날 부산에 이어 6일에는 서울 홍대 유세를 예정하고 있다.

park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