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젠 보스?…돈 쓰고 측근 챙기고 메시지 분명해지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5.12.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치권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최근 들어 여러 면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 단일화 등에서 후보직을 양보하며 '철수 정치'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를 달았었다.

지난달 광주에서 '간철수(간보는 안철수)'대신 '강철수(강한 안철수)'라는 새 별명을 얻은 그는 탈당 이후 이미지 변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 의원은 정부여당과 더불어 자신의 '친정'에 "평생 야당만 하기로 작정한 정당" "냄비 속 개구리" 등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단호한 화법을 구사했다.

탈당 8일만인 지난 21일에는 신당창당을 공식 선언했고 개헌 저지선 확보를 내년 총선 목표로 꼽으며 "새누리당이 200석 이상 가져가는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안 의원의 '헤어스타일'에도 눈길이 모아졌다. 특유의 2대8 가르마는 그대로였지만 앞머리를 짧게 치고 기름을 발라 붙여서 이마를 더 드러내 보이며 단호한 인상을 연출했다. 말투도 평소보다 결의에 차 있었다.

새정치연합 '탈당파'인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과 기자회견장에서 나란히 앉고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서도 "달라졌다"는 말이 나왔다.

내년 총선 전 원내교섭단체(20석)를 구성하려면 신당이 당장 '질보다 양'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하지만 '새정치' 이미지를 강조하던 대선 당시 결벽성이 강해 캠프의 문 자체가 좁았던 것을 감안하면 포용력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실제로 부산과 전남북, 대전 등 전국순회를 하며 밝힌 '인재영입 3원칙'과 관련해서도 "배제의 원칙이 아니라 포용의 원칙, 연대의 원칙"이라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다만 새정치연합 한 초선 의원은 "호남 민심은 1번이 반(反)문재인이고, 2번이 호남 현역 의원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안 의원이 컨벤션 효과를 누리며 호남에서 탈당한 의원들을 받아주더라도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고민이 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안 의원 역시 이와 관련해 최근 "총선 공천과 (신당 합류는) 프로세스가 또 다르다"며 "신당이 총선에서 국민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개혁적 인물을 반드시 영입해 공천해야 한다"고 고심을 비췄다.

측근들을 향한 마음 씀씀이도 변했다는 말이 나온다. 안 의원 측은 김한길 전 대표와 합당하며 관계가 소원해진 윤여준 전 장관, 김성식 전 의원 등 옛 측근들과의 관계회복에도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시절 윤장현 광주시장을 빼고는 선거 공천에서 '측근 챙기기'를 하지 못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박왕규 더불어사는행복한관악 이사장의 관악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는 등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측근들을 적극 돕는다고 한다.

'돈 씀씀이'도 전보다 커졌다. 안 의원은 교섭단체를 구성해 국가보조금 88억원이 나오기 전까지는 창당 초기 투자비용을 자신이 조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그는 마포의 창당실무준비단 사무실 대여 비용으로 1억원 정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전날(22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조만간 전체 (비용 관련) 계획이 나올 거다. 나오면 저도 조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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