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은 문재인 부인 "제가 강화의 딸입니다"

4.29 재보선 신동근 후보 지원 위해 가세…보수 텃밭 강화 '들썩'
"지역발전 위해 역시 여당" "일하는 대통령 협력해야" 등 여권 지지 여전

4·29 재·보선 인천 서-강화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문재인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8일 오후 인천 강화터미널에서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는 강화 출신으로 신 후보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인천·강화=뉴스1) 윤수희 기자 = "'강화의 딸'이 이렇게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8일 낮 인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의 한 식당에 베이지색 바지와 핑크빛 니트 차림의 한 여성이 식사를 하고 있는 이 동네 어르신들에게 연신 허리를 굽히면서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이어 "문재인 안사람입니다. 아버지가 불은면 출신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식사를 하던 노인들의 표정이 환해지면서 "반갑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부친 고향을 찾은 주인공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61)씨다. 이날 하루 동안 이번 4·29 재보궐선거에서 야권 약세지역으로 꼽히는 인천 서구·강화 신동근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나섰다.

김씨는 식당에서 오징어철판볶음을 먹고 있던 노인 30여명에게 일일이 다가가 무릎을 굽힌 채 인사를 건넸고 주변에서는 "(문 대표 부인이란 걸) 다 알아요. 알아"라면서 김씨의 손을 잡고 환대했다.

김씨는 "제가 강화도의 딸입니다. 대선 때도 안 나왔는데 제가 강화도의 딸이라고 신문에 나오니까 궁금해 하셔서…"라고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식당 손님 중 일부는 김씨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천 서구·강화는 보수층이 많아 전통적으로 여당의 텃밭으로 새정치연합 입장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이 지역 출신이 아니라는 점과 함께 새정치연합 문 대표가 '강화의 사위'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지역 민심이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전략홍보본부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거 초반 인천 서구강화을은 가장 어렵다고 예상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좋은 지역 같다"고 했을 정도다.

선거라는 것이 기세 싸움인데 여론조사에서 뒤지기는 하지만 별도의 가중치를 두면 신 후보가 이기기도 한다는 게 새정치연합 측의 분석이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이 같은 상황을 허언이 아님을 방증했다.

인천 서구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김모(여·70)씨는 "아무래도 신동근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 안상수는 멀어진 것 같아. 여론이 그렇게 돌아가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안상수 후보가 인천시장 재임시절에 이거저거 벌여 빚만 잔뜩 늘려 놨다"며 동네 사람들의 부정적인 평가를 가감없이 전하기도 했다.

강화 망월2리 마을회관 게이트볼장에서 만난 심은섭(72)씨는 "김정숙이 강화 출신이라는 거 여기서 유명하지. 안상수는 인천시 다 말아 먹고. (신동근 후보가)잘 될 것 같아"라고 말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김정숙씨는 강화읍 관청리 신동근 후보의 선거사무소 앞 상가에서 거리 유세에 나섰다.

김씨는 "문재인 안사람입니다. 아버지가 불은면 출신이에요"라고 소리를 높이다가도 "저는 지원이고 사모님이…"라며 신 후보 부인을 가운데 자리로 잡아 끌었다.

인근 식당주인은 김씨 곁으로 다가와 "강화 분이란 소리를 들었다"고 반가워 했고, 수퍼마켓 주인은 "강화 사람들도 양심이 있어야지. 투표를 젊은 사람들이 해줘야 하는데"라며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압도해 온 강화에서는 여당 성향의 지역색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택시기사 안찬수(62)씨는 "아무래도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여당 쪽이 낫겠지"라면서 "집권당이 여당이고 군수도 여당 쪽이니까 아무래도 공조하려면 여당이 낫지 않겠냐"고 했다. 그는 택시에서 내리는 기자에게 "그래도 강화 쪽은 아마 여당이 많을 거다"고 말했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심명호(58)씨도 "무조건 여당이다. 강화에 온 지 7년 됐는데 투표를 빠짐없이 했다"며 "(야당이) 일하는 대통령에게 협력도 안 하는데 누가 출마하든지 간에 국민이라도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새누리당 지지를 분명히 했다.

pt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