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법사위 향해 선전포고' 월권금지 결의안 채택

한 상임위가 타 상임위 비판 결의안 채택은 첫 사례
법사위가 타 상임위 법안 내용 수정해온 탓…후폭풍 예고

신계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가운데)과 여야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홍영표 민주당 의원. 2014.2.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3일 법제사법위원회의 '월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넘어 타 상임위가 의결한 법안 내용까지 수정한다는 '월권논란'이 이어져오긴 했으나, 다른 상임위가 법사위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노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수차례의 격론 끝에 '법제사법위원회의 월권 행위 금지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환노위는 결의안에서 "법사위 일부 위원들이 국회법상 규정된 체계·자구 심사를 하지 아니하고, 법안의 내용을 수정하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법사위가 법안의 실질적 내용까지 직접 심사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상임위가 의결한 법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상임위와 협의하거나 재심의를 요청해 해당 상임위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국회법 상 '상임위 중심주의'에 부합한다"면서 "그러나 법사위가 이런 노력조차 전혀 없이 법안 내용을 직접 심의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환노위는 그러면서 △법사위의 월권적 심사 중단 △환노위 원안대로 산업재해보상법 즉각 의결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환노위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정회를 거듭하며 해당 결의안에 대한 격론 끝에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야 환노위원들이 법사위의 월권심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결의안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했으나,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서 "법사위 소위에서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결의안에 명시해야한다"고 문제를 삼으며 여야 공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은수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비정규직 특수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을 확대하자는 이 법안에 대해 법사위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통과되지 않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내 자중지란이 있다면 먼저 당내 내분을 조율해야지, 환노위 결의안으로 덮어버리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결의안을 주도한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 내부 문제가 분명히 있고, 잘못됐다는 점을 환노위 새누리당 대표로서 인정하지만 이 문제를 당내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은 의원은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이 보험업계로부터 로비를 받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면서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에 대해 결의안에 명기를 하지 않는다면 결의안 채택에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홍영표 의원도 "법사위의 모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산재보험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그분들이 이해했다"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뭉뜽그려 법사위 전체가 법안에 반대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결의안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본질은 법사위가 상임위 결정을 자꾸 번복하며 발목을 잡아 우리 상임위 권한이 침해되는 데 대해 결의안을 내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성태 의원은 "새정치연합 측에서 당에 대한 정략적 주장으로 우리 상임위를 위한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킨다면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결의안을 철회하겠다"고 배수진까지 쳤고, 이 과정에서 일부 고성이 오갔다.

이같은 여야 의원들의 공방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신계륜 환노위원장은 회의를 수차례 정회시키며 여야 협의를 요구했다.

여야 간사와 신 위원장은 법사위 소위 속기록에 나타난 법안 반대 의원(새누리당 권성동·김진태·김회선 의원)을 이날 회의 속기록에 남기는 선으로 절충한 뒤 우여곡절 끝에 법사위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산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은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환노위는 지난 2월27일 전체회의에서 이 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한 뒤 법사위로 넘겼으나, 법사위 문턱에 걸려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사고가능성이 현저하게 낮고, 산재보험을 의무화하면 보험사 개인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대했기 때문이다.

법안 발의자인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특고노동자 보호 차원에서 산재보험 혜택이나마 주자는 차원에서 당정협의까지 다 거쳐 법안을 발의했으나 법사위에 가서 (보험업계) 업자들의 로비에 의해 좌절됐다"며 "법사위 속기록을 보니 (일부 의원들이) 보험협회 대변인처럼 얘기를 해놨다"고 비판했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