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조작 의혹', 국정원 개혁안 논의 변수되나?

民 내부 "엄청난 일…대공수사권 문제 이대로 가선 안돼"
당 지도부, 대공수사권 논의 부정적 기류…與 "논의 안돼"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지난해 연말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1차 개혁안을 처리한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는 오는 27일까지 후속입법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로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다.

현재 국정원 개혁특위는 국정원의 정치개입 금지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사항 및 대테러 대응능력 강화, 해외·대북 정보능력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 여야 특위 간사는 국회 정보위원회의 전임 상임위화와 이를 위한 보안강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세부 합의도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초 민주당이 강하게 요구했던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민주당 내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를 주요하게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20일 열린 의원총회에선 국정원 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의 원내보고를 받고 일부 의원들이 "새롭게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데, 대공수사권 문제를 특위에서 합의한 대로 넘어갈 수 있느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21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사안은 너무 엄중하고 심각하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2월 국회에서 특위 안을 그냥 오케이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정원 개혁특위에서 새로운 요구에 대한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어영부영 넘어가거나 이대로 갈 순 없다"고 주장했다.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대공수사권 폐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2월 임시국회의 주요 법안 처리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에 부정적인 기색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대공수사권 폐지'에 대해선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데다 국정원 개혁특위의 활동시한도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아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적 판단에서다.

문 의원은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는) 지금도 얘기를 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명분이 더 강화되긴 한 것인데, 현실적으로 이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국정원 수사팀에서 고의적·노골적으로 조작한 게 드러나 팩트로 확정돼야 강력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당에서 어떤 액션을 하기엔 그렇다"라고 말했다.

원내의 한 핵심관계자도 "현재 새누리당에서 요구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이나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은 하나도 들어주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를 얘기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국정원 개혁특위 연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당 지도부측에선 "특위에서 더 이상 나올 게 없다", "추가적인 논의는 정보위에서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인 신 최고위원은 "정보위를 전임 상임위로 하려면 여러 가지가 갖춰져야 하는데 여전히 엉성하게 돼 있다. 또 전임 상임위가 돼 (정보위에서) 논의한다고 해도 뭐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당대당 차원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냥 끝난다"고 원내 지도부간 협상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 개혁특위 여당 간사인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통화에서 "(대공수사권 폐지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 많이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특위에서의 논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박 대통령이 쇼트트랙 안현수(빅토르 안) 사태, 염전 노예 사건, 경주리조트 붕괴사고 등의 현안에 대한 언급이 잦아졌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온통 '만기친람'인데 왜 증거조작 사건에는 침묵하는가. 박 대통령의 침묵을 이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신 최고위원도 "청와대가 빙상계 비리를 뜨겁게 지적하면서도 국정원 비리에 차갑게 함구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청와대는 어디서 뜨거워야 하는가 자문해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br>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