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고위급 접촉 통일부 배제"…류길재 "동의 못해"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14.2.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14.2.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여야 의원들은 1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날(13일) 열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사실상 배제돼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천해성 전 통일부 정책실장이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내정됐다가 1주일만에 철회된 것을 거론, 대북관계에 있어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기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 갈등 때문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어느 부처가 됐든 막혔던 남북대화의 첫 단추를 꿰었다는 것은 괜찮지만,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우려가 든다"며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남북 고위급 접촉 수석대표에서 누락됐을 뿐 아니라 5명의 대표단 중 1명만 들어갔다. 주무부처로서 위상이 약화된 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천 전 실장에 관한 청와대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을 너무도 가볍게 여기는 것"이라며 "천 전 실장은 분명히 통일부장관에 의해 (청와대로) 갔던 것이고, 청와대가 용인한지 불과 며칠 만에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돌려보낸 것은 인사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통일부의 위상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장관이 몽니를 부리고 싸울 때"라며 "통일부 정책실장이면 통일부에서 장·차관을 빼고 중요한 자리인데, 합의로 간 사람을 이유 없이 돌려보내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다면 직접적으로 통일부내 (장관의) 지휘통제 영이 안 설 것이고, 더구나 대화의 파트너인 북한이 지금도 통일부가 아닌 청와대와 대화하겠다는 입장인데, 앞으로 통일부가 권위를 갖고 할 수 있겠느냐. 장관의 각고의 결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7년 만의 남북 고위급 접촉에 통일부는 배제됐다. 장관은 '별 문제 아니다', '기분 나쁘지 않다'라고 하는데, 기분이 나빠야 하고 자책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남북)관계를 가져갈 것이면 통일부를 없애고 청와대에 통일수석실 하나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무부처를 놔두고 그렇게 허락하는 것은 무엇이며, 통일부에선 꿀먹은 벙어리처럼 있는 것은 자기정체성에 대한 부정"이라며 "박 대통령이 '비정상을 정상화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비정상적 체제 아니냐"라고 날을 세웠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심재권 의원도 "천 전 실장 사태는 천 전 실장이 갖는 통일부의 통일정책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등 군부인사들이 갖는 통일정책과 맞지 않아서 비롯된 것 아니냐"라며 "통일부에서 그렇게 소중한 인재인데, 자주 열리지도 않는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로 임명한 것이냐. 필수요원이라 그렇게 한 것이냐"라고 따졌다.

새누리당도 가세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들어 북한이 청와대 안보실을 지목해 통지문을 보내고 있는 것을 거론, "북한이 청와대와 직거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또 북한은 국방위원회가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대화 장소엔) 통일전선부(통전부) 인사가 나왔다. 우리는 왜 통일부가 못 나가느냐"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 안보실이 (대화에) 나가게 되면 모든 게 대통령의 뜻이 된다"면서 "저쪽은 통전부가 나오지 않느냐. 그것은 잘못되더라도 김정은의 뜻이 아니라고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 배제됐다고 얘기하신 부분은 통일부가 잘 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말씀으로 이해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면서 "통일부가 주무부처라는 것은 우리 정부의 어느 누구도 이의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 장관은 "회담 대표가 청와대에서 나간 것은 북한이 그것을 요구했고, 회담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일 뿐이지, 회담의 운영, 지원과 지휘는 통일부가 했다"면서 "(이번 회담 대표단 구성이) 비정상이라고까지 했는데 동의할 수 없다. 정말로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천 전 실장의 인사문제와 관련해선 "여러 가지 의혹이나 이런 것들을 다 해소할 순 없다고 보지만, 인사문제와 관련해선 통일부의 위상과 직접 연결해서 해석하고 싶진 않다. 별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통일부가 좀 더 열심히 일을 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이겠다. 그 점에 대해선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천 전 실장의 복귀가 기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의 충돌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엔 "정부 안에 대화론자가 따로 있고, 그 반대쪽에 있는 분들이 있다는 언론의 시각들이 있는 것은 알지만, 정부의 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갖고 가기 위한 정책 조율과정에 있는 것이지 특정한 흐름이 병존하면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시각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천 전 실장의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 임명 여부에 대해 "천 전 실장은 상근대표로 임명된 것은 아니다. 회담본부에 일종의 대기상태로 와 있다"고 설명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