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윤여준 '딜레마론'…야권연대 가능성 열어두나?

새정추 "선거 승리 위한 정치공학적 연대 안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열린 새정치추진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4.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오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측이 설 연휴 이후 기존 입장과 달리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는 그 동안 선거를 위한 연대는 없다며 야권연대를 일축해 왔으며 안 의원 역시 야권연대는 "패배주의적 시각"이라고 규정하며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윤여준 새정추 의장은 지난 2일 지방선거 야권연대와 관련해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입장을) 받아주면 그길을 가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 때 가서 고민해 봐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도 딜레마"라고 말했다.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도 3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스스로 변신하는 노력과 혁신의 과정없이 단순히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식의 연대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면서도 "나중에 그 상황에 가봐야 알 수 있다"고 야권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치공학적인 야권연대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지만 국민여론이 연대를 원한다면 입장을 바꿀수도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안 의원측의 이 같은 미묘한 뉘앙스 변화에는 우선 양측의 경쟁으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와 같은 승리를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민심의 흐름에서 기인되는 듯하다.

안 의원측이 호남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전통적으로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인 만큼 민주당과 안 의원측 모두를 지지하는 호남 민심을 무조건 무시할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윤 의장은 설 연휴에 전해들은 민심을 소개, "많은 분들이 생각이 복잡한 것 같다. 신당이 지금까지 얘기하는 대로 '자기 길을 가는 게 옳다'고 얘기하면서도 그렇다고 선거에서 '새누리당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고 밝혔다.

연대라는 '구정치'는 할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과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면 안된다는 야권의 민심을 모두 살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일각에서는 선거가 임박해 오면서 야권연대에 대한 안 의원 측의 입장이 구체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한다.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안 의원측 입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야하는 과제가 있는 상황이다. 만약 안 의원측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전혀 내지 못한다면 이어지는 7월 재보궐선거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안 의원측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 질 것으로 보인다.

자력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꺾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조직이 미미한 상황에서 승률 높은 카드인 야권연대를 무작정 배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안 의원측은 이러한 지방선거 연대론에 대해 일축하고 있다. 원론적 이야기일 뿐 선거를 위한 연대는 없다는 게 새정추의 분명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치 공학적인 연대는 없다라는 것은 명확한 우리의 입장"이라며 "윤 의장께서 딜레마라고 언급한 것은 무게가 실릴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의장도 '지금 기본입장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흔들림 없이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태섭 새정추 대변인도 이날 서울 여의도 새정추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하면 승리하느냐, 어느 편에 유리하냐 불리하냐 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가 아니다"며 "특검 도입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와 같이 이유와 명분이 있는 것은 공조할 수 있지만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