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제안 온다면 서울시장 고민해 볼 수도"

서울시장 출마 쪽으로 무게중심 옮긴 발언이어서 주목

김황식 전 국무총리. 2013.12.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성도현 기자 = 미국에 머무르다 잠시 귀국한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17일 새누리당에서 제안이 올 경우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검토해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그동안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된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공직 생활 경험을 살려 국가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겠지만, 그것을 선출직을 통해 할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모호한 입장을 밝히던 것에서 한 단계 출마 쪽으로 진전되고 무게중심을 옮긴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어 향후 김 전 총리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에서 귀국한 김 전 총리를 만났다는 한 측근은 이날 뉴스1과의 전화 통화에서 "새누리당에서 제안이 온다면 출마를 고민해 볼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 제안도 안왔고, 당장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출마를 고심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완전히 출마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며 "김 전 총리는 기본적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고 서울시장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자신도 여권에 몸을 담았던 사람으로서 무자르듯 딱 잘라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그럴 계제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 전 총리가 서울시장 후보 추대 형식을 원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본인이 합당한 후보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추대를 원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이날 S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권에서 제안이 오면 여권의 일원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사람인 만큼 대답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돼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상당 부분 정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추대론에 대해서도 SBS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것은 꼼수다. 나는 그런 작전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며 "만일 나서게 된다면 당헌 당규에 따른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당내 경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채널A 등 종합편성채널과 만나서는 "선거에 나가서 열심히 하고 싶은 사람이면 2~3월에 활동하고 준비를 해야지 중요한 시기에 밖에 나가 있는 것이 납득이 되냐"며 "기본적으로 (서울시장 출마) 생각이 없다. 조용히 쉬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 UC 버클리대 로스쿨 한국법센터 수석 고문직을 맡아 미국에 체류하던 김 전 총리는 설 연휴를 보내고 오는 23일 주한 독일대사관에서 독일 정부가 수여하는 대십자공로훈장을 받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 김 전 총리는 설 연휴 직후 떠나 4월 중순까지 미국에 체류할 예정이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