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민간인사찰 특위 종료…회의 한번 못하고 1억 증발

지난해 6월 15일 당시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영선, 김기식 의원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2012.6.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지난해 6월 15일 당시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영선, 김기식 의원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2012.6.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위해 지난해 7월 출범했던 국회 '국무총리실 산하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 인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민간인 불법 사찰 국조 특위)'가 아무런 실적을 남기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한다.

민간인 사찰 국조 특위는 오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특위 활동 종료의 건을 의결해 다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특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합의로 특위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조사범위에 대한 간격이 워낙 커서 사실상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9대 국회 개원 협상 당시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로 출범한 민간인 사찰 국조 특위는 지난해 8월 28일 위원장과 여야 간사 선임을 위한 회의를 한 차례 열었을 뿐 이후 활동 실적이 전무한 '유령 특위'로 전락했다.

특위의 조사범위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여야는 특위 활동을 종료키로 한 현재까지 국정조사 '실시계획서'조차 채택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무총리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불법 사찰을 조사해야 한다고 한 반면, 새누리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불법 사찰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여야는 지난 1월 민주당의 요구로 특위 활동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역시 공염불에 그쳤다.

이처럼 유령특위로 전락했지만 매달 600여만원의 활동비는 특위 위원장(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앞으로 꼬박꼬박 지급됐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동안 약 1억원의 예산이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특위의 활동 종료 시점을 특정하지 않고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본회의 의결시'까지로 정한 점 역시 이같은 예산 낭비에 한 몫을 했다.

국회에 따르면, 19대 국회에서 여야의 이해 관계에 따라 만들어진 특위는 국정조사 특위 3개를 비롯해 최근 출범한 국가정보원 개혁·정치개혁 특위 등 총 19개(인사청문특위, 상임위 정수 규칙 개정 특위 제외)다.

정치쇄신특위가 겸직금지와 같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 놓기' 관련 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긴 했지만, 여야 정쟁의 장으로 전락한 특위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민간인 사찰 국조 특위의 '빈손' 종료를 계기로 특위 무용론이 또 다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