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시정연설 반발…기약 없는 황찬현 임명안

김진태 檢총장 후보자 보고서 채택 논의도 '올스톱'
野, 문형표 사퇴 요구 꺾지 않을 듯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9차 본회의에서 취임 후 첫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여야 의원들의 엇갈린 반응 속에 퇴장하고 있다. 2013.1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 야당의 반발이 거세짐에 따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 등이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여야 대치 정국의 분수령으로 공언해 온 민주당은 18일 시정연설 직후 "엄중한 시국에 대한 안일한 상황인식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공약 파기, 서민경제 파탄,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문제의식도, 시정 의지도 없는 연설이었다"며 "정국 해법이 부족하고, 민생 해법의 의지가 부족한 불통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이처럼 야당이 반발함에 따라 시정연설 이후로 미뤄졌던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논의도 제자리 걸음이다.

민주당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하기 전까지는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와 김 후보자의 경과보고서 채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어갈 태세다.

여기다 민주당이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및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을 19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와 맞물려 신임 감사원장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 등은 더욱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에 손을 놓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역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총장 후보자 보고서 채택 여부를 다른 것과 연계시켜서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상황이 엄중한 만큼 당 지도부의 결정과 다르게 독단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면서 "시정연설 결과가 좋았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보고서를 채택하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도 황 후보자에 대한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문제에 대해 "특위 차원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여야 지도부의 결정에 넘겼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임명동의안의 직권상정 카드를 거론하며 민주당 등 야당 압박에 나섰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를 마친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심사경과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규정을 근거로 "민주당이 정당한 사유 없이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정치적 흥정 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직권상정을 거론하고 나섰지만, 실제로 직권상정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헌정 사상 임명동의안이 직권상정된 전례가 없는데다 직권상정이 시도될 경우 가뜩이나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여야 대치 정국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 여권으로선 부담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직권상정으로 인해 민주당 등 야당에게 시정연설 이후 국회 일정 '보이콧' 등 전면 투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새누리당은 '압박용'으로 직권상정 카드를 내세우면서도, 민주당의 협조를 촉구하는 것 외에는 현재로선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의 경우 국회 제출일(10월 30일)로부터 20일 이내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날까지 본회의 보고 절차를 마치고 박 대통령에게 송부했어야 했다.

박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다시 정해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고, 이 기간 내에도 보고서가 처리되지 않을 경우 문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선 20일 기간이 경과하더라도 임명동의안이 폐기되지 않고, 국회 동의 절차가 있어야지만 임명이 가능하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