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연석회의', 新야권연대로 진화?
세종문화회관서 첫 회의…향후 역할에 주목
'민주당-정의당-안철수' 등 '新야권연대' 모태 가능성 촉각
안 의원 등 "단일사안 연대" 일단 선긋기…셈법과 속내는 달라
- 김현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 정치권 인사와 야권성향 시민단체 및 종교계 주요인사가 참여하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 선거개입 진상규명과 민주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이하 각계 연석회의)가 12일 첫 발을 내딛은 가운데, 향후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각계 연석회의'는 지난해 대선 패배 후 야권의 첫 ‘연대체’라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상되고 있는 야권 재편 흐름과 맞물려 이른바 '신(新) 야권연대'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각계 연석회의'는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80여명의 범야권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첫 회의를 갖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의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특검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특검을 추진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특검 즉각 실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해임 △국정원법 전면개혁 및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막기 위한 개혁입법 단행 등을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향후 각계각층과 각 지역으로 시국선언 운동을 확산해 나감과 동시에 온라인 민주주의광장을 개설해 '1인 시국선언운동'과 함께 '특검도입을 위한 서명운동', '김기춘·남재준·황교안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등을 벌여나가기로 결의했다.
야권에선 지난 대선 이후 뿔뿔이 흩어져 있던 범야권이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문제를 고리로 '각계 연석회의'라는 하나의 틀 안에 모였다는 데 일단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 야권이 특검법 공동발의와 국정원개혁 야권단일안 마련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어서 향후 정치권은 이들 법안을 관철시키는 원내 투쟁에, 시민사회·종교계는 장외투쟁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대여(對與) 투쟁 동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특히 정치권에선 통합진보당을 배제한 채 민주당과 정의당, 안 의원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앞으로 어떤 그림으로 나타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계 연석회의' 개최에 맞춰 민주당은 "특검법 공동발의"라는 진전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지난 4일 안 의원의 특검도입 제안에 또 한 번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정의당과 안 의원측도 즉각 '환영' 입장을 밝히며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선 향후 특검법 공동발의와 국정원개혁 야권단일안 마련을 위한 논의 테이블이 꾸려지면서 '민주당-정의당-안철수 삼각공조'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논의 과정에서 세부적인 이견 조율이 주도권 다툼으로 변질될 경우 공조가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번 사안이 워낙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각계 연석회의'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상되는 야권재편 흐름과 맞물려 또 다른 위상을 가질 수 있을 지, 나아가 선거연대로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에도 정치권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소설가 황석영씨,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이 '야권 통합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만한 부분이 있다.
이들은 일단 '특검 도입'과 '국정원 개혁'이라는 단일 사안에 대한 협력 차원이라며 또 다른 정치연대로의 진화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그 셈법과 속내는 달라 보인다.
민병두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언론에서 '신(新)야권연대'로 보는데, 정의당은 정의당대로 활로를 못 찾고 있고, 안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신당도 결국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다 같이 나가면 2, 3등 싸움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선 갑갑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 본부장은 "과거처럼 경쟁력 위주로 연합공천을 한다든지, 지역을 나눈다든지 하는 것은 국민들한테 동의받기 어려운 방식"이라면서 "새로운 상상력을 갖고 모여야 한다는 생각에 대해선 일정한 정도 공감대를 갖고 있지 않겠느냐"라고 밝혔다. 향후 선거연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그러나 독자세력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는 안 의원측은 '사안별 협력'이라며 '각계 연석회의'가 향후 선거연대의 모태로 비쳐지는 데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각계 연석회의'에 대해 "'사안별 협력'이지 연대가 아니다. 연석회의에는 참석하지만, 한 번 만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차로 인해 일각에선 "연석회의가 '신야권연대'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는 안 의원 측이 의도하는 독자세력화가 과연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있을지 여부도 '각계 연석회의'의 앞날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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