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전쟁 전운…중점처리법안 마다 입장차

與 경제활성화vs 野 경제민주화에 방점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전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여야가 각각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할 중점법안을 선정하고 입법전쟁에 돌입할 태세다.

쟁점이 되고 있는 핵심 법안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는 현격한 입장차가 존재하고 있어 법안논의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 7일 부자감세 철회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비롯해 국가정보원 개혁 등도 포함시킨 최우선 추진법안 55개를 선정했다.

새누리당은 앞서 지난 5일 경제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46개 법안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에서도 15개 법안은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당이 모두 민생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각각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로 서로 다르다. 아파트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누리당의 주택법 개정안 정도에만 의견접근을 이뤘을 뿐 거의 모든 법안에서 양당은 충돌하고 있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소득세법 개정안의 경우 새누리당은 다주택자·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폐지를 골자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과표 1억 5000만원 초과구간을 신설해 38%의 세율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법 개정안의 경우도 새누리당은 법인의 양도소득 30% 추가 과세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부자감세철회를 당론으로 앞세우고 2억~500억원은 22%, 500억원 초과는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창투사가 코넥스 상장기업에 신규출자시 세제혜택을 주는 안을 넣었지만 민주당은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례폐지를 당론으로 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법인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 축소, 연구개발을 위한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입장이 엇갈리는 경제관련 법안 외에 새누리당은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근거마련 등을 내용으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기능을 강화하는 '한국수출입은행법개정안',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제 및 자금지원 등을 담은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 창업투자조합 상장주식 취득 제한을 완화하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안' 등 주로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관련 법안을 중점법안으로 상정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독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구제에 관한법률 제정안', '4대강 사업의 검증 및 재자연화에 관한 특별법', 신규순환출자금지, 기존 순환출자 해소를 골자로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순환출자금지법)', 표준대리점계약서 사용 의무화와 물량밀어내기 금지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의 관한 법률 제정안(남양유업 방지법)' 등 경제민주화에 방점을 찍은 법안들의 처리를 우선시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보호법 제정안', '학교비정규직 정규직 전환법 개정안', 무상급식 확대를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안', 국가의 국민연금 지급보장 책임을 명문화한 '국민연금법 개정안' 등 '을(乙)'을 위한 입법을 강조하면서 복지강화 법안도 앞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금강산 관광관련업체 피해보상법 제정안'도 중점 처리 법안에 포함시켰다. 이 법안은 5.24 대북제재 조치와 금강산관광 중단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업체들에 대한 보상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으로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법안 8개와 검찰개혁 법안 4개, 국가피해구제법 2개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방침이다.

8개의 국정원 개혁법안은 예산회계특례법 상 국정원 예산을 예비비형식으로 배정하도록 한 특혜 조항을 폐지하는 것과 국정원을 통일해외정보원으로 명칭 변경, 국내 정보소집 기능과 수사권 전면이관, 불법행위 공익신고의무 부여, 정치관여 금지, 부당한 정치활동 지시에 대한 거부권 행사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4개의 검찰개혁 법안에는 대검중수부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청법 개정안,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및 고위공직자에 대한 조사권한을 갖는 상설특별검사를 설치하는 내용의 상설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포함돼 있다.

'유신헌법하 긴급조치 위반 유죄판결의 일괄무효를 위한 법률안 제정안'도 민주당에 의해 제출돼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새누리당은 현재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서는 입법화를 통한 개혁보다 자체 개혁안이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어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국회통과가 그리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15개 중점 처리 법안에 포함시킨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의 경우도 민주당의 반발로 처리가 불투명하다.

새누리당이 상정하고 있는 외촉법의 핵심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설립할 때 지분 100%를 보유해야하는 의무조항을 외국인과 합작 투자로 만들 경우 지분 50%로 낮출 수 있도록 하는 예외조항을 두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와 외국인투자유치를 통한 세수확보 방안으로 법안 처리를 서두르고 있지만 민주당은 외촉법이 GS칼텍스, SK종합화학 등 2~3개 대기업에 편중된 특혜라며 공정거래법 전반에서 지분 문제를 논의할 것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