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 산업위, 이마트 SSM 질타…허인철 대표는 '모르쇠'

여야, 관계없다는 허 대표 대신 정용진 부회장 증인 채택 강공

허인철 이마트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3.10.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국정감사 이틀째인 15일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변종 SSM(기업형 슈퍼마켓) 확장과 불공정행위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허 대표는 이날 산업위원들의 문제 제기에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해 여야 의원 모두에게 질타를 받았다.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구를 살펴보니까 변종 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와 이마트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며 "위법은 아니라고 하지만 꼼수를 통해 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업을 하는지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통계를 보면 전국에 660개의 변종 SSM이 운영되고 있는데 그 중 340개가 이마트 에브리데이"라며 "이마트가 변종 SSM을 선도하고 있다. 영세상인이 해야 할 슈퍼에까지 대기업이 나서 골목상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다"라며 "저는 대형 할인점 사업만 맡고있고 이마트 에브리데이 대표이사는 따로 있다"고 말해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이마트가 13년간 거래해 온 중소납품업체의 기술을 탈취해 제품명까지 동일한 카피제품을 만들고 납품업체와는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어버린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이마트는 2000년부터 각종 가공식품 및 즉석조리제품을 납품해온 업체 '미래'가 월매출 40만원에서 5억원이 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하자 2010년 말 '미래'의 OEM공장인 동해식품과 직거래 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이후 '미래'를 배제하고 불공정 거래행위로 이익을 챙겼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이어 "2011년 12월 '미래'가 신제품을 개발해 크게 성공하자 당시 이마트 HMR(home meal replacement, 간편가정식 또는 가정식대체식품) 총괄담당이었던 안상도씨가 신세계푸드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래의 제조방법(레시피)을 빼돌리게 했다"며 "이를 토대로 상품명까지 동일한 카피 상품을 신세계푸드에서 생산해 이마트에 직접 납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제조방법을 빼돌렸다고) 인정하지 않는다"며 "'미래' 제품과 성분과 함량이 다르다"고 답했다.

또 허 대표는 "그 제품이 치즈앤스테이크라는 것인데 치즈와 돈육 섞은 것으로 제품간 성분과 함량이 차이가 있다"며 "기술 탈취는 과장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허 대표의 이 같은 반박에 이번에는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이 나섰다.

이 의원은 "제품의 원자재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진 것을 다 아는 상황이면 상식적으로 그 것은 카피한 것이 맞다"며 "우리나라 유통업체 중 이마트가 가장 행태의 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도 "이마트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두부를 사돈회사인 LG아워홈에 자기 상표를 붙여 납품하게 했다"며 "이에 대해 다른 납품업체들이 반발하니까 일주일 전 슬그머니 아워홈 두부를 매장에서 철수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허 대표는 이 같은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도 "잘 모르겠다", "카피를 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이에 대해 산업위원장인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허 대표가 관계가 없다고 한다면 증인을 잘못 부른 것"이라며 "여야 간사가 합의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부르겠다. 허 대표는 나가도 좋겠다"고 퇴장을 명했다.

이진복 의원도 "허 대표가 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증인으로 둬야 할 이유가 없다"며 "그룹회장이 와야 하는게 맞다"고 동의했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