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외치는 與…한 손엔 여전히 NLL 공세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 = 새누리당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건을 둘러싼 대야(對野) 공세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연일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며 1년을 넘어선 대화록 논쟁을 출구 없는 안갯속으로 밀어 넣는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를 맞아 '민생'을 외치고 있는 새누리당이 오히려 여야 대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10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 "노 전 대통령이 평소에 쓰는 언어나 대화 태도 등을 보면 충분히 NLL(서해 북방한계선) 문제들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했거나, 아니면 남북 대화 자체를 위해 그런 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민주당을 자극했다.

홍 사무총장은 또한 "대화록을 보면 'NLL은 괴물이다' 등 NLL 포기 발언이 아니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의 얘기가 나온다"며 "시시비비를 꼭 가려야 한다면 음원파일을 공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음원 파일을 공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이날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반박한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회의록 폐기를 위한 구차한 변명"이라고 비판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윤 수석은 "완성된 형태의 대화록을 폐기해 놓고 단지 초안 표제만 삭제했으니 삭제가 아니라는 변명을 하는 것은 억지 주장"이라며 "누구에 의해 사초 빼돌리기가 이뤄졌는지 밝히고, 왜 대통령기록물 관리법을 위반하며 국기문란 범죄행위를 했는지 진실을 고백하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정쟁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NLL 논쟁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당장 정기국회가 NLL 논쟁에 묻히면서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로서 NLL 논란에 대응해야 하는 입장도 이해하지만, 이 정쟁은 절대 여야가 답을 내놓을 수가 없다"며 "일단 사법부 판단을 지켜 보고, 여야 모두 이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새누리당 재선 의원 또한 "국민들은 대화록 논쟁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데 연일 정치권에서 떠들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지도부도 이제는 공세를 그만하고, 여론의 판단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