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때아닌 '윤창중' 문제로 외통위서 진땀

우상호 "단군 이래 첫 해외진출 바바리맨"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3.10.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승섭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일 한미정상회담 수행 중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물러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문제로 진땀을 흘렸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이날 2012년도 결산 심사를 위해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윤 장관을 상대로 윤 전 대변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기 때문이다.

우 의원은 윤 장관을 상대로 "(윤 전 대변인은) 단군 이래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바바리맨'"이라며 "(대통령 해외순방 수행 매뉴얼에) 수행원은 13인승 미니버스로 이동하고 정해진 호텔에서 머물러야 하는데 (윤 전 대변인은) 자가용을 요구했다. 이후 여직원과 단둘이 술을 먹다 추행하고 다시 (호텔로) 이동했는데 매뉴얼대로 했다면 이런 사건이 생겼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우 의원은 "이런 일이 가능해진 이유는 청와대 인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도 제재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해진 지침과 법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어떻게든 매뉴얼 문제를 포함해서 해외순방 때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외교부 결산 내역과 관련해서도 윤 전 대변인을 거론해 가며 윤 장관을 몰아세웠다.

우 의원은 "대통령 해외순방에서 쓰인 예산은 왜 결산이 제대로 안되느냐. 이게 3급 비밀이라고 하는데 왜 3급 비밀이냐"며 "총액기준으로 얼마를 썼다고 (국회에) 보고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직접 찾았다는 자료를 꺼내들면서 "미국은 직원 봉급과 성과급, 수당, 심지어 차량으로 물품을 옮길 때 사용한 비용 3000달러, 출장 시 톨게이트 비용까지 국민에게 보고하는데 우리나라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숨기고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으로 쓰느냐"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전체적으로 볼 때 비밀내용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말씀(지적)이 있어서 대외적으로 전체 공개를 하지는 않지만 국회의원이 요청하는 경우 보안업무 규정에 따라 열람이 가능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대통령의 정상외교 중 보안이 지켜져야 하는 예산까지 (내역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항공비, 체재비, 숙식비 등을 공개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또 정상회담 경비 중 특수활동비 같은 경우 자꾸 보안이라고 (내역을) 감춘다면 앞으로 '바바리맨의 특수활동비'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어 미국이 주미 한국대사관을 도청한 사안과 관련, "미국이 우리 대사관을 도청했는데 후속조치는 취했느냐"며 "해외 국정원은 적어도 그런 식의 사찰을 당했다는 보도가 있다면 어떤 정보가 샜는지 점검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윤 장관이 "적절한 외교채널을 통해 얘기를 듣고 있다"고 하자 우 의원은 "국가외교통신망 보안에 관한 예산이 5억원 들어가는데 뭐가 뚫렸는지 무슨 정보가 샜는지 알아야 (그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만들 게 아니냐"고 거듭 지적했다.

cunj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