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朴대통령 '측근챙기기' 공세…외연확대도 주력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3.10.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3.10.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민주당은 2일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원로들의 잇딴 귀환 움직임과 기초연금 논란 등을 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 대여(對與)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민주당은 친박계 원로인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내정,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재보선 공천 압력설 등을 들어 박 대통령의 '측근 챙기기'를 부각시켰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요즘 나라가 시끄럽다. 결국 원인은 박 대통령"이라며 "검찰총장의 사퇴도, 기초연금안 결정도 모두가 청와대가 주도하고, 청와대가 결정했다. 박근혜정부는 '모든 길은 세종로1번지 청와대로 통한다'는 말을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원내대표는 "심지어 재보선 공천도, 국회 협상도 청와대의 하명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온 부처가 청와대만 바라보고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며 "박 대통령이 제왕적 리더십을 탈피하지 않는 한 국정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성토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전날(1일)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했던 정홍원 국무총리의 '장관이 소신이 지나치면 부작용이 난다'는 발언을 거론, "(이런) 기막힌 발언을 통해 스스로 소신과 책임의 총리가 아닌 대통령 실정(失政)의 바람막이 같은 병풍총리임을 자임했다"고 꼬집었다.

양 최고위원은 "국무총리가 이러하니 청와대와 내각은 오죽하겠느냐. 오직 박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운영에 순종하는 자들로 편을 꾸리고 영혼이 없는 아부꾼과 예스맨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라면서 "박근혜정부는 대통령과 정권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내각으로의 개편과 본분과 역할을 망각하지 않는 인사쇄신이 절대 시급하다"고 개각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전날 청와대에서 있었던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거론,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나가자, 이기자' 등의 건배사를 했다는데, 이 구호가 '우리가 남이가'로 들리는 것은 괜한 오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청와대와 여당의 관계에 매우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이날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서 전 대표와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내정된 홍 전 의원을 지목하며 '올드보이들의 귀환'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민생 살리기' 전국 순회투쟁에 나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울산시 동구 일산해수욕장 중앙광장에서 '노숙자 김한길의 토크콘서트'를 열고 시민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3.10.1/뉴스1 © News1 노화정 기자

부산을 방문한 김한길 대표는 이날 부산지역 주요인사들과의 현장 간담회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양건 전 감사원장,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물러난 것을 상기시킨 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여론과는 정반대로 본격적인 '측근 챙기기'에 나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일들은 정권 말기에나 보여왔던 행태인데, 집권 7개월에 지나지 않은 박근혜정부가 벌써부터 국민의 뜻과는 거꾸로 가는 측근 챙기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것은 심상찮은 조짐"이라면서 "묵과할 수 없는 '무리한 인사'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김기춘 비서실장, 서 전 대표, 홍 전 의원을 언급하며 "청와대의 올드보이 귀환 작전,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를 후퇴시키고 있다. 도대체 박 대통령은 미래를 보고 있는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느냐"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헌신할 마음이 있다면, 이 정부가 진정으로 잘되길 원한다면 홍 전 의원, 서 전 대표는 솔직하게 자신들의 과거를 고백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된다"고 요구했다.

한편으로 민주당은 기초연금 문제와 관련해 시민단체들과 비상대책회의를 갖는 등 대여 투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외연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국 순회투쟁 9일째인 김 대표는 각 지역을 돌면서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접촉해 범야권운동기구인 '국민연대' 결성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예정된 서울시청 앞 장외집회를 통해 '국민연대'의 힘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원내에선 기초연금 등 각종 현안과 관련한 시민단체들과의 연대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기초연금 저지를 위한 시민단체들과 비상공동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전 원내대표는 대책회의에서 "오늘 참석한 시민사회 여러분과 국민들의 미래와 노후가 걸린 연금문제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지혜를 나누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국회 협상과정에서 여러분과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