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파문' 정치권 요동…민주 "유신·공작정치 부활"

野 청와대 정조준 속 與 '정치공세' 반박…16일 3자회동 영향 주목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감찰지시를 밝힌 직후 사퇴했다.이날 황 장관은 자신과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을 통해 채 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과 관련한 진상을 조속히 규명해 보고하도록 조치했다. 조선일보가 지난 6일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한지 일주일, 지난 4월4일 총장에 취임한지 5개월 만이다.사진은 이날 오후 채 총장이 사퇴를 밝힌 후 대검찰청을 나오는 모습(오른쪽)과 황 장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는 모습. 2013.9.13/뉴스1 © News1 유승관,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진성훈 박정양 기자 = 민주당이 14일 '혼외아들설'에 휩싸인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를 놓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사태의 파문이 정치권으로 급속히 옮겨 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어렵사리 마련된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을 앞두고 이번 사태가 불거짐에 따라 민주당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국가정보원 문제와 맞물려 3자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이번 사태를 '채동욱 총장 몰아내기'로 규정하고 '유신·공작정치의 부활' 등 강도 높은 단어를 쏟아내면서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주말인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번 채동욱 총장 몰아내기는 신(新) 유신의 부활을 알리는 서곡이자 검찰을 권력의 시녀도 만들려는 공작정치의 부활"이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누가 보더라도 청와대가 각본과 주연을 담당하고, 황 장관이 조연을 담당한 '국정원 사건 덮기와 무죄 만들기' 프로젝트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물러날 사람은 채 총장이 아니라 황교안 법무부 장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날 밤 서울 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및 이날 대검 감찰과장의 전격 사의 표명 등 일련의 검찰 내 반발 기류를 들어 "이 사건에 대한 검찰 내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청와대는 분노가 들불처럼 타오르기 전에 국민들에게 이실직고 사죄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민주당은 또 채 총장 사퇴에 대한 청와대의 '침묵'을 들어 일련의 사태를 놓고 제기된 정권 차원의 '외압설·기획설'을 기정사실로 규정하려는 태세다.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가 채 총장 사의에 침묵하는 것은 정치적 외압의 실체를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라며 "청와대는 차라리 입맛에 맞지 않은 검찰총장을 교체하기 위해서 국가조직을 총동원했다고 말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정권의 보복으로 간주하고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16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소집하는 등 이번 사태를 쟁점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16일 3자 회담에서도 국정원 문제와 함께 이를 거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은 채 총장의 사퇴 결단을 이끈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의 감찰 착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민주당의 반발은 정치공세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언론의 의혹 제기 이후 진상을 둘러싸고 파문이 이렇게 커지는데 법무부장관으로서는 (감찰을 안하고) 가만히 둘 수는 없었던 상황이 아니겠느냐"며 "단순한 개연성만 가지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했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결국 진실 규명이 제일 중요한데 (채 총장이) 감찰을 받는 게 자존심이 상해 그만둔 게 아니냐"고 채 총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다만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민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를 채 총장 개인의 신상에 관한 진실 여부 규명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를 겨누는 민주당의 외압 공세에 대응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정쟁이 다시 가열될 경우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3자 회담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이날 3자 회담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민생 과제 등 중점 의제를 점검하는 한편 채 총장 사태와 관련한 민주당 내부의 기류 변화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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