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박원동↔김용판 삼각 커넥션 의혹 증폭
권영세↔원세훈 '회의록' 통화도 의혹 한가운데로
국조 청문회, 증인 '입' 통해 드러난 것은 무엇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 관련 국정조사가 19일 개최된 2차 청문회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여야는 활동 종료 기간을 사흘 앞둔 20일까지도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에 대한 증인 채택 문제를 비롯해 3차 청문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사실상 오는 23일 결과보고 채택을 끝으로 국정조사는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2일부터 진행된 국정조사 특위 활동의 핵심은 지난 16일과 전날 두 차례 실시된 청문회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이번 의혹 사건의 핵심 증인들이 출석했다.
두 차례 청문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증언은 박원동 전 국정원 국장을 연결고리로 한 김용판 전 청장과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권영세 주중 대사 사이의 삼각 커넥션 의혹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당일인 지난해 12월 16일 박 전 국장과 권 대사가 여러 차례 통화했다는 제보를 근거로 들며 박 전 국장이 김 전 청장에게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이 없다"는 허위 수사결과를 발표토록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청문회에서 지난해 12월 16일 오후 박 전 국장이 전화를 걸어 김 전 청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전 청장은 지난 16일 청문회에서 박 전 국장과의 통화 사실을 묻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12월 16일) 오후 한 차례 통화했다"고 밝혔다. 박 전 국장 역시 19일 청문회에서 김 전 청장과의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김 전 청장이 소개한 통화 내용에 따르면 박 전 국장은 당시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과연 댓글 흔적을 분석해 낼 능력이 있는지 우려하는 이야기도 있고, 전문가들에 의하면 2~3일이면 증거 분석 작업이 충분하다. 경찰이 분석을 끝내 놓고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주장됐다.
하지만 김 전 청장과 박 전 국장 모두 그 통화 사실이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수사 축소·은폐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전 국장은 지난 대선 직전 권 대사와의 전화통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평소에 통화하는 사이지만, 대선 무렵 통화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보 전문가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대선 당시 집권 여당 대선후보의 핵심인사와 통화했는지 여부를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어쨌든 박 전 국장은 그렇게 주장했다.
민주당 등 야당으로선 삼각 커넥션의 한 축인 김 전 청장과 박 전 국장의 통화사실 확인으로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증폭시키며 어느정도 실체에 접근했다고 볼 수 있지만, 권 대사와 박 전 국장, 즉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커넥션 정황을 결정적으로 부각시킬 만한 증언까지는 얻어 내지 못한 것이다.
다만 야당은 원세훈 전 원장이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13일 권 대사와 통화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청문회에서 권 대사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13일 전화통화를 갖고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이 회의록 공개를 강하게 요구하자 이를 상의하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내던 권 대사와 통화했다는 것이 원 전 원장의 설명이지만, 야당은 대선 직전 정보기관 수장과 대선 후보 캠프 상황실장이 연락을 한 점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부적절한 결탁, 즉 회의록 사전 유출 및 대선에서의 부적절한 활용 등이 이 같은 전화 통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야당은 원 전 원장과 권 대사의 통화가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 뿐만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설을 비롯해 이른바 '권영세 몸통설'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권은희 전 수서경철서 수사과장의 입을 통해서도 주목할 만한 증언들이 나왔다.
권 전 과장은 19일 청문회에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격려 전화'라고 말한 지난해 12월 12일 전화통화가 수사에 대한 김 전 청장의 '외압'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청장은 "격려 전화"라고 청문회에서 밝혔지만, 권 전 과장은 김 전 청장이 전화통화에서 "'내사 사건에 대해선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게 맞고 검찰에서 기각하면 어떻게 하겠냐'고 했다"면서 김 전 청장이 사실상 수사에 대한 외압을 행사했다고 증언했다.
권 전 과장의 이 같은 증언을 토대로 민주당 등 야당은 경찰 수사가 김 전 청장의 외압으로 인해 축소된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고, 새누리당은 "서울경찰청장은 구체적으로도 수서경찰서에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다"고 맞서며 김 전 청장의 '거짓 증언'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처럼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이번 의혹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정황이 드러나긴 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없다는 평가는 여전하다.
정황 증거들은 쏟아져 나왔지만, 민주당의 주장 처럼 이번 댓글 의혹 사건이 국정원에 의한 조직적인 대선 개입인지, 그리고 김 전 청장의 지시에 의해 경찰 수사가 축소·은폐 되었는지 여부를 단정할 만한 결정적인 물증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번 국정조사에 애초부터 미온적이었던 새누리당과 전략 부재를 보인 민주당의 한계로 인해 '국정조사 무용론'까지 되풀이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y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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