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민주…장외투쟁 선택 배경은?
새누리 전략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
당내 강경파·온건파 절충안 마련 및 당대표 리더십 구축
1일 오전 10시 장외 의원총회 개최
민주당이 31일 원내·장외 병행 투쟁 방침을 밝히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그 동안 당내 비판과 불협화음이 불거져 나왔음에도 가급적 장외투쟁을 배제하고 원내 전략을 고수하던 민주당 지도부가 결국 대여 공세 수단으로 장외투쟁이라는 칼을 빼든 것이다.
민주당이 이 같이 장외투쟁이라는 강경전략으로 선회한 것은 더이상 새누리당의 전략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빼앗긴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국정조사특위가 가동된 이후 새누리당과 협상 과정에서 번번히 끌려다니며 주도권 다툼에서 사실상 완패한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지적을 받아왔다.
김현, 진선미 의원의 특위 위원직 사퇴를 비롯해 비공개 하기로 합의한 국정원 기관보고까지 어느 것 하나 민주당의 뜻대로 국정원 국정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NLL(북방한계선) 포기 논란 대응 실패, 새누리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입수 의혹 이슈화 실패, 귀태 막말 파문, 뒤통수를 맞은 격인 새누리당의 회의록 실종 관련 검찰 고발 등 정국 주도권 다툼에서 단 하나의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당 지도부는 국정원 국정조사 증인채택 문제에서 마저 새누리당의 전략에 말리면 안된다는 위기감에 휩싸였고 결국 장외투쟁이라는 강경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한길 대표는 현재 국면을 정리하기 위해 여야 당 대표 회담 개최에 진지하게 임했고 또 상당한 합의가 있다"며 "그러나 청와대를 포함한 강경파에 의해 회담 자체가 무산되자 통상적인 원내 정치로만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장외투쟁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결정에는 현재의 정국 흐름으로는 국정조사에서 당초 목표였던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 진실규명과 국정원 개혁이라는 성과를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록 실종이라는 변수가 국정원 국정조사 이슈를 가리면서 사실상 국정조사의 동력이 약해진 측면과 회의록 실종에 대한 새누리당의 발빠른 검찰 고발로 인해 검찰 수사에 보다 많은 세간의 관심이 쏠린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누리당의 지연전략으로 국정조사 기간 내내 파행을 거듭해 왔다는 점, 현재로선 핵심 증인 채택 및 출석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민주당을 장외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기간 45일 중 30일을 파행시켰다"며 "세 번의 파행과 20여 일간의 국정조사 중단, 증인 채택 거부로 인해 더 이상 국정조사에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해 사실상 현 상황에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결정에서 장외투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에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는 즉각 장외투쟁을 해야 한다는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이목희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은 상식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이럴 경우 국민과 지지자의 의사를 받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비상식이 계속되면 국민에게 호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며 장외투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우상호 의원도 "현재 상황은 굉장한 위기로 국정조사를 포기할 수는 없지만 강력한 장외투쟁이 동반돼야 한다"며 "전략전술 전환의 시기가 왔다. 전 지역 동시 홍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희 의원은 "지도부가 결기를 보이고 장외 진지를 구축해 당장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고, 박영선 의원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의원 죽이기가 이미 시작됐다. 모두 촛불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장외투쟁은 원내 일정을 배제하지 않는 원내·외 병행전략인 만큼 여기에는 김 대표가 당내 온건파와 강경파의 요구를 적절히 절충해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확고히 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추미애 본부장이 이끌어왔던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운동본부'를 확대개편해 자신이 직접 본부장을 맡아 장외투쟁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원내·외 투쟁과 협상을 당 대표가 직접 이끌겠다는 뜻으로 이번 전략이 성공하기만 한다면 김 대표의 리더십을 전화위복의 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장외투쟁 첫 날인 1일 오전 10시 서울광장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민주당은'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라는 이름으로 천막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대국민 홍보전과 서명운동 등을 전국 단위로 확대키로 했다.
또 당보 '호외' 제작과 함께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도 준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실질적인 촛불 집회 참가는 내달 3일 처음으로 진행할 것을 논의 중이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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