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풍계리 탈북민 검사자 절반 가까이 염색체 이상…'피폭'은 불분명
지난해 대상자 59명 중 26명이 염색체 이상…3년간 31%가 기준치 초과
"교란변수 등으로 인과관계 단정엔 한계"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지난해 시행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출신 탈북민(북향민)에 대한 피폭 조사에서 검사 대상 59명 중 26명(44.1%)에게서 염색체 이상이 확인됐다. 2023년부터 3년간 진행된 검사에서는 총 174명 중 55명(31.6%)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일부는 31일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수행한 '2025년 북향민 피폭 실태조사 사업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북한 풍계리 인근 지역(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64명을 대상으로 한 피폭 검사 및 건강검진 결과다.
탈북민 64명 중엔 과거 피폭 검사 결과가 기준치 이상인 5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이번 검사에선 피폭 검사 대신 정밀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나머지 59명에 대해서는 피폭검사와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검사 시점의 신체 내 방사선 피폭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전신계수기 검사·소변시료 분석에서는 이상소견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체내에 남아 있는 방사능 오염이나 핵종이 반감기가 지나 배출돼 유의미한 수준으로 남아있지 않다는 뜻이다.
다만 출생 이후 누적된 모든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하는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 대상자 59명 중 26명이 기준치(0.25그레이)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근 3~6개월 이내 피폭 여부를 확인하는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선 26명 중 6명이 기준치(0.1그레이)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원은 불안정형 검사에서 기준치를 넘긴 6명은 최근 3~6개월 이내 방사선 노출 가능성을 의미하며, 과거 북한 핵실험이 아닌 국내 입국 이후 의료방사선 등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염색체 변이가 발견된 26명 중 20명이 최근 3~6개월이 아닌 과거의 방사선 노출로 염색체 이상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검사로 피폭 원인과 시점을 알 수는 없고, 의료 방사선, 흡연 등의 교란변수도 있어 핵실험과 검사 결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원은 "현재까지의 검사 결과만으로 피폭 원인, 피폭 시점, 교란변수에 의해 영향받은 시점 등을 특정할 수 없다"며 "결과에 대한 원인 분석을 위해서는 북한의 거주 환경 정보가 필요하나 이를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64명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진에서는 갑상선 결절, 지방간, 고지혈증, B형 간염 등 다양한 경증 질환이 발견됐지만, 암과 같은 중증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2023년부터 현재까지 3년간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 출신 탈북민 174명을 대상으로 피폭 검사를 시행했다. 이 중 현재까지 55명(31.6%)에게서 방사선 노출에 의한 염색체 이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80명 중 17명(21.3%), 2024년 35명 중 12명(34.3%), 2025년 59명 중 26명(44.1%)으로 나타났다. 현재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 출신 탈북민은 약 800명으로 추산된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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