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통법도 '현대화'…무단횡단·흡연운전 금지·전기자전거 규정 등장
개인 차량 등록 허용 이후 교통량 증가 반영…전기자전거 규정은 첫 등장
관광지 확장 계획 속 '관광도로' 개념도 등장…반려동물 목줄 의무화도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운전 중 흡연과 휴대전화 사용, 무단횡단 등을 금지하고 전기자전거 운행 기준을 신설하는 등 도로교통법을 대폭 개정한 것으로 28일 나타났다. 최근 개인의 차량 소유 허용을 확대하고, 전기자전거 보급도 늘면서 교통량이 증가한 현실을 반영한 '현대화'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4일 '법과 공민'이라는 제목으로 바뀐 도로교통법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2부작 방송을 내보냈다.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의 임명학 연구사가 출연해 개정 조항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은 2024년 9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개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한의 도로교통법은 7장 103조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번 방송을 통해 8장 124조로 조항이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북한은 법 개정을 통해 운전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운전 중 흡연과 휴대전화 사용, 창밖으로 손을 내미는 행위를 금지하고 '피로운전'도 제한했다. 음주운전의 개념도 향정신성 물질 복용 상태까지 확장했으며, 무면허자에게 차량을 빌려주는 행위도 새로 금지됐다.
보행자 관리 조항도 강화됐다. 북한은 개정법에 '보행자 금지행위'라는 항목을 신설하고 횡단보도가 설치된 도로에서의 무단횡단을 금지했다. 인도에서 여러 명이 나란히 걸으며 통행을 방해하거나 술에 취한 상태로 보행 흐름을 저해하는 행위도 제재 대상이 됐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는 '관광도로'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고속도로와 함께 관광도로에서도 지정된 횡단시설 외 장소로 길을 건너는 행위를 금지했는데, 북한이 지난해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비롯해 전국에 관광지를 확대한다는 국정 기조를 세운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전기자전거도 처음으로 '별도 교통수단'으로 규정됐다. 북한은 개정법을 통해 전기자전거 이용자의 속도와 주행 방식, 전조등 사용 기준 등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자전거도로에서 우측 일렬 주행을 의무화했다. 도로를 건널 때는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야 한다는 규정도 담겼다.
또 일부 이용자가 전기자전거에 자동차 경적을 장착하는 사례를 문제로 지적하며 관련 행위를 금지했다.
반려동물 관련 규정도 새로 마련됐다. 개정법에는 목줄 없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도로를 통행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됐다. 이는 최근 평양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로교통법을 개정하고 이 내용을 집중적으로 선전하는 이유는 개인 소유 차량의 급증과 전기자전거 등 현대화한 교통수단의 증가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2~3년 사이 개인 명의 차량 등록을 허용했고, 이에 따라 대도시를 기준으로 중국산 차량의 유입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번 개정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강조해 온 '사회주의 법치국가 건설' 기조에 맞춰 일상생활 전반에 대한 통제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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