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도 상관없다"…北 '돈주'들 사이에서 샤넬 화장품 인기

북중 교역 활성화되면서 해외 사치품 반입 급증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6월 24일 아내 리설주, 딸 주애와 함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한 모습. 리설주 여사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가방을 착용해 큰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 내 신흥 자본계층인 '돈주'들 사이에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샤넬'의 화장품이 유행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올해 들어 북중 간 교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활성화되면서 상류층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해외 사치품의 반입도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것인데, 최근에는 중국산 '짝퉁'(모조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북중 접경 지역에 거주 중인 돈주들 사이에서 샤넬 립스틱과 쿠션, 향수 등 화장품이 큰 인기"라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설화수 등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지만, 최근 한국 제품들이 세관에서 엄격한 단속 대상이 되면서 비교적 해외 제품들의 반입이 쉬워졌고, 주민들의 선호도 역시 높아졌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초기에는 화교들이 샤넬 화장품을 북한 내 지인이나 간부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소량으로 들여왔으나, 점차 수요층이 늘면서 이를 본격적으로 반입 및 유통하는 무역업자들도 생겨났다고 한다.

북한에서 이 제품들은 매우 고가에 팔리고 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샤넬 쿠션 한 개는 약 1000위안(약 21만 원), 향수는 용량에 따라 최소 750위안(약 15만 원)에서 최대 1250위안(약 26만 원)에 거래된다.

이에 최근에는 중국산 모조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식통은 데일리NK에 "정품과 모조품은 가격이 2~3배 차이가 나서 중국산에 대한 수요도 높다"면서 "돈주들 역시 외관만 똑같다면 모조품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북한과 사치품을 거래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에 따라 대북제재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북한은 제3국 등 우회적인 경로를 통해 꾸준히 해외의 명품을 반입하고 있다.

북한 지도부 여성들의 명품 사랑도 유명하다. 지난 6월 1년 반 만에 공개활동에 나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아내 리설주 여사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로 보이는 가방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리 여사는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도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가방을 멘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김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 역시 지난 2023년 9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있는 전투기 공장을 방문했을 때 디올 가방을 든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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