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된 파병군 훈장 수여식…김정은의 '결속 정치' 극대화[포토 北]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지휘관들에게 국가표창(훈장)을 수여했다. 당 중앙회관에는 전사자의 초상이 담긴 '추모의 벽'이 세워졌고, 김 총비서는 전사자의 유가족을 만나 그들을 위로하는 등 극진하게 대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 전투원들에 대한 국가표창 수여식이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수여식에는 해외 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지휘관·전투원·열사의 유가족,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국방성 주요 지휘관·군정지휘관 등이 참가했다.
해외군사작전에서 위훈을 세운 지휘관들과 전투원들에겐 '영웅' 칭호와 훈장, 메달을 수여했으며, 이에 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도 전달됐다. 특히 전투구분대를 승리로 지휘한 군사지휘관들과 군인들에겐 김 총비서가 직접 영웅 칭호를 수여했다고 한다.
김 총비서는 이들의 군복에 직접 표창을 달아준 뒤 포옹하며 전장에서의 노고를 치하했다. 노동신문은 이 사진들을 부각해 보도하며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대우를 강조했다.
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한 군인이 김 총비서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은 채 우는 듯한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김 총비서도 군인의 머리를 감싸 안고 위로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생사를 판가리 하는 이역의 포연탄우(砲煙彈雨) 속에서도 '조선 사람', '조선인민군'답게 용감히 싸워 위대한 명예와 빛나는 무훈을 안고 조국에 떳떳이 돌아온 해외작전부대 지휘성원들과 전투원들에게 당과 정부를 대표해 충심으로부터의 감사와 가장 뜨거운 전투적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또 김 총비서는 파병군인들이 구체적으로 러시아 쿠르스크 수복 작전에서 활약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쿠르스크 영토 해방에 기여한 동무들의 정신세계에 대해 경건히 떠올리게 되는 것은 우리가 지금껏 높이 세워온 영웅들의 숭고한 투쟁 정신이 해외작전부대 장병들 전체의 것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가족을 비롯한 당·정·군 간부들은 추모의 벽에 꽃송이를 진정했고, 김 총비서도 추모의 벽 앞에서 묵념했다.
김 총비서는 직접 유가족들을 만나 "우리를 믿고 맡긴 귀한 아들들, 아직은 너무도 푸르게 젊은 생들을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그들을 위로했다. 추모의 벽에는 전사자 101명의 사진과 이름이 걸렸는데,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의 신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김 총비서는 4·25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위훈을 세운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지휘관들과 전투원들을 축하하는 공연'을 해외작전 지휘관과 전투원 등과 함께 관람했다.
아울러 파병 군인들과 열사들의 유족을 위한 연회도 성대히 개최됐다. 연회에서 연설에 나선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우리 혁명무력은 참전용사들의 빛나는 영웅전을 귀감으로 삼아 계속해 마주할 성전에서 언제나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가 러시아 파병군을 각별히 챙기는 이유는 민심 이반을 막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쿠르스크 해방' 외에는 러시아나 북러관계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 역시 파병을 부각하기보다는 파병군인들의 공로와 위훈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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