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해방지사업 연신 강조…피해는 숨기고 '위기 대응' 부각하며 결집
"지난해 수해 피해 되풀이 않겠다는 의지 주민에게 알려"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여름철 수해를 대비해 재해방지 사업을 연신 강조하며 위기 대응을 통한 내부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5면에 '최대로 긴장각성하여 재해방지 사업에 만전을 기하자', '큰물(수해) 피해 방지에서도 수자(숫자)가 중요하다' 제하 기사를 잇달아 실었다.
신문은 최근 이상기후 현상으로 기후 변동이 심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현실은 자연재해 방지 사업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으며 모든 부문과 지역, 단위들이 긴장각성하여 여기에 계속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며 "자연재해 방지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조국의 부강 번영과 인민의 생명 수호, 후대들의 복리를 위한 숭고한 애국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각지에서 재해 방지와 관련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말로만 운운하며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해 방지 사업이 "이 땅의 귀중한 모든 것을 자연의 재앙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천만품을 들여서라도 책임적으로 집행해야 할 정책적 과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문은 재해 방지 사업에서는 정확한 숫자와 과학적인 연구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북한의 최근 과학기술 강조 기조와도 일치한다.
최근 북한은 여름철 장마와 폭염 및 태풍 등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 예방과 대응, 복구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조선중앙TV를 통해 '재해방지성(부)'을 창설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재해방지 노력에 나서고 있음을 알렸다.
이같은 북한의 움직임은 지난해 의주(신의주) 일대에서 발생한 수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나용우 북한연구실장은 지난달 29일 발간한 '북한의 위기 대응체계 변화와 재해방지성 신설' 보고서에서 "재해 등 국가의 위기 대응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하느냐는 김정은 체제의 주민들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중대한 요소"라며 "그러한 측면에서 김정은은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재해 대응을 강조해 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짚었다.
북한은 다만 올여름 폭우나 폭염으로 인한 피해 상황은 알리지 않고 있다.
북한에는 지난달 중순 1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파악되는데,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선 폭우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사례 등은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의 지난달 31일 위성사진 분석 보도에 따르면 평안북도 구장군과 영변군 등에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변에 위치한 북한의 핵 거점인 영변 핵시설에도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해 여름 북한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해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에서 주택 400여 세대와 도로 등이 침수되고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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