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작년 대규모 수해 후 내각에 '재해방지성' 신설

통일부 "기존의 국가비상재해위원회를 개편한 듯"

북한 조선중앙TV에서 처음 식별된 '재해방지성'. (조선중앙TV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지난해 대규모 수해를 겪은 북한이 재난 대응을 위해 만든 '국가비상재해위원회'를 내각 부처인 '재해방지성'으로 확대개편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북한 내각의 '성'은 우리의 '부'에 해당한다.

이날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전날 장마철 피해 방지 사업을 보도하며 '재해방지성'의 상황실을 조명했다. 재해방지성이라는 이름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된 장면 속 상황실 대형스크린에는 '대응'이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있고, 한쪽 벽면에는 '국가적인 재해방지와 위기관리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우자'는 구호가 적혀있었다.

방송은 "태풍과 큰물을 비롯한 재해성 이상기후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인민경제 모든 부문과 단위에서 위기대응 능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북한이 효과적인 재해 대응을 위해 기존의 '국가비상재해위원회'를 '재해방지성'으로 개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날 방송에 나온 재해방지성의 업무 공간이 작년 7월 노동신문에 보도된 국가비상재해위원회의 업무 공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또한, 이날 방송에 등장한 재해방지성 소속 허철훈이라는 인물은 작년 7월까지만 해도 국가비상재해위원회 과장으로서 조선중앙TV에 출연한 바 있다.

통일부는 "기존의 위원회는 재해 대응에 있어 책임과 권한이 분산된다고 판단해 성급 기관으로 변경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재해방지성이 북한의 재난 대응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 작년 7월 2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평안북도 수해지역을 현지지도하며 "국가비상위기대책위원회도 소집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자연재해 방지사업에 비상이 걸리지 않았다"라며 위원회 간부들을 독촉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북한에서는 집중호우로 인해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대에서 주택 4000여 세대와 도로 등이 침수되고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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