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과자에서 '불닭볶음면' 유사품까지…북한의 밀가루 가공품 한눈에
유튜브서 작년 진행한 '밀가루음식 전시회' 소개…규격화된 제품들에 눈길
- 김서연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크로와상부터 우리의 '불닭볶음면'을 따라한 '매운닭고기맛 짜장면'까지 북한 주민들이 요즘 즐긴다는 '밀가루 제품'들이 유튜브로 소개됐다. 지난해 열린 북한의 '밀가루음식 전시회' 영상을 통해서다.
유튜브 채널 '피터뉴스'에는 지난해 12월 13~16일 조선요리협회가 평양면옥에서 진행됐던 밀가루 음식 전시회 영상이 게재됐다. 작년 성·중앙기관·평양시인민위원회 단위나 식료공장이 참가했던 전시회인데, 올라온 영상에서는 한 여성이 능숙한 영어로 전시회를 안내하면서 '출품'된 음식을 자세히 소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전시회에서는 평양고려호텔·만경대천석식당·고려식료가공공장·만성식품공장·경하은하수식료공장·만경대경흥식료공장 등이 각각 부스를 차리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주민들은 여러 식당과 공장에서 가공된 식품들은 구경하면서 현장에서 바로 구매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오리모양뻥튀기 과자·단설기·코코아증기빵(찐빵)·양파맛 튀기(과자)·김치맛 튀기 등 낯선 북한식 이름이 붙은 각종 과자와 빵들이 포함됐다. 가공 제품이 아닌 케이크나 구움과자, 호두파이, 크로와상 등이 있고, 포장지에 남한의 '불닭볶음면'를 닮은 닭 캐릭터를 그려 넣은 '매운닭고기맛 짜장면'도 눈에 띈다. 제조업체는 만경대경흥식료공장이다.
고명을 얹은 국수나 만두 등 밀가루를 재료로 쓴 음식들도 있었다. 전시회에는 50여종의 밀가루 음식과 1500여가지의 가공품들이 전시됐는데 가공기술과 경험을 교류하는것뿐 아니라 여러 밀가루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한다. 옥류관, 청류관, 창천해맞이식당 등에서도 밀가루 음식을 선보였다.
영상은 주로 다양한 밀가루 가공품과 음식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유튜브 영상 속 여성은 "금성식료품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인기가 높다. 정말 맛있다"면서 직접 먹는 장면도 연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이 전시회를 소개하며 "가까운 시일 내 우리 인민들의 식생활을 백미밥과 밀가루음식 위주로 전환해 밀가루음식과 가공품들의 가짓수를 늘이고 그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 한 간부도 "인민의 식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데서 의의 있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새로 개발된 음식이나 가공품도 대거 소개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모작이 가능한 밀 재배를 통해 증산 문제를 해결하고, 외부 문물의 유입 등으로 '현대화된' 주민들의 입맛도 충족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인민의 식생활 문화를 흰쌀밥과 밀가루 음식 위주로 바꾸는데 나라의 농업 생산을 지향시키기 위한 방도적 문제들'을 밝히며 그간 북한 주민의 주식이었던 감자와 옥수수를 쌀과 밀가루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농업 부문에서 밀재배 면적을 늘려가면서 관련 사업에 매진해 왔다. 다만 북한의 작년 추정 식량 생산량은 451만톤(t)으로 전년보다 감소하는 등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는 최근 북한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사자가 발생할 정도로 식량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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