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대 요구 따라잡자"…당 회의·수업도 화상으로
"교원들, 자질 높여야"…대학 원격교육학부 재입학
"IT 기술, 북한 일상에 녹아들어…동향 주시해야"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세계적 흐름에 맞춰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북한이 최근 IT기술을 활용한 '원격교육'을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에는 노동당과 내각의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하는 등 교육 현장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IT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원격교육을 통한 자질 향상에 큰 힘을'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교육자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 '원격교육'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평양교원대학 등 이미 대학을 졸업한 일부 교원과 교사들이 실력 향상을 위해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원격교육학부가 있는 대학에 다시 입학해 수업을 듣고 있다.
신문은 "대학을 졸업하였다고 하여도 과학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서자면 끊임없이 배우고 탐구하여야 한다"면서 "원격 교육을 통해 자질을 한 단계 높이려는 교육자들의 열의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의 과학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원부터 최신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비대면 원격 수업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북한에서 원격교육은 10년 전 김책공업종합대학에 원격교육학부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인재 육성 정책과 함께 지난 4월 원격교육법 제정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개학이 연기됐을 때 대체 교육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당시 북한 매체는 '최우등생의 벗 2.0'이라는 실력 평가 프로그램이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도쿄무역관은 26일 '북한에서도 원격교육을?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IT 환경'이라는 제목의 보고에서 "북한에서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IT기술이 일상생활로 녹아들고 있으며 이러한 자국 내 니즈에 발맞추어 관련 제도개선 및 인재육성을 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평양에만 19개의 IT 전문 고등학교가 운영 중이고 올해 안에 전국의 도·시·군에 190개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북한이 당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7일 보도된 김재룡 내각 총리 주재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 역시 화상으로 열었다.
화상 회의 보도는 처음이라 당시 이를 두고 건강 이상설과 평양 내 코로나19 발병설 등의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단 IT기술을 일상에 적용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은 지난 3일 초·중·고등학교 개학식 때도 학생들을 한 곳에 모으지 않고 '학급별 영상회의 체계'인 내부망을 통해 개학식을 진행했다.
이 같은 추세는 북한의 과학기술 중시 정책과 맞물려 북한의 일상을 변화하는데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도 "북한은 고려링크, 강성네트망, 별 등의 이동통신사를 통해 자국 내 이동통신 환경을 정비하고 있어 점차 일반 국민의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단말기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교육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의 무선통신 사용이 확대되고 향후 IT 인재 또한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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